청개구리

전업작가로 살아남기

by 이수연


개굴개굴.

나는 말 안 듣는 청개구리.

성실한 청개구리.

성실하게 말 안 듣는 청개구리.



소설 마감이 있다고요?

왜 에세이가 즐겁지.


에세이 마감이요?

아, 소설 쓰고 싶은데.


소설이랑 에세이 마감이요?

일단 일기 하나만 쓰고요.


책 나온다고요?

책에 안 들어갈 글이 왜 쓰고 싶지.


연재할 글 쓰라고요?

써보고 나니 상관없는 글이네요.



글 빚이 많아서일까.

자꾸 글쓰기 신용카드를 긁네.

신용카드도 여러 개라

이제는 돌려 막기까지 하네.



언제 갚아요?

갚고 있어요.


빚이 느는데요?

요즘은 빚도 능력이라잖아요.


(으쓱)


으쓱하지 마세요.

그것도 현실도피예요.

사람이 어떻게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아요?


개굴개굴.

딴 소리 말고요.

개굴.

이게 진짜.


아, 죄송해요.

청개구리라서요.

애초에 작가란 게 그렇잖아요.

다들 청개구리라서

글 쓰는 거잖아요.



아닌가?



아니면 저만 그런가 보네요.

저는 불만이 많아서요.

마음이 곱상하지 못해서요.

아니라는 말이 좋아서요.



개굴개굴.

굴개굴개.



봐봐요.

또 이상한 거나 쓰고 있잖아요.







아무생각 없는 글이 필요해서

아무생각을 씁니다.


instagram @suyeon_lee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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