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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연 May 21. 2023

나는 당신이 _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수연 작가 출간 소식

 신작이 나왔다고 해서, 홀라당 보도자료를 퍼오기보단 글을 쓴다. 2년 만의 신작. 작품으로 네 번째 에세이. 5년 간 활동을 해오며 정식출간 4권에 독립출판 2번이면 나름 활발하게 활동했다고 생각했는데 처음처럼 마음이 떨려온다. 설렘뿐이던 떨림이 이제 제법 무거운 어깨를 하고 있다. 끝까지 작품을 놓지 않겠다는 다짐처럼.


소설가 vs 에세이스트


 5월, 새 에세이가 나옴과 동시에 장편소설을 계약하게 되었다. 소설가로서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 그간 소설을 내긴 했지만, 독립출판인지라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 스스로도 소설을 쓰는 사람은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작품을 이 년 간 준비하며 제법 소설가다운 면모가 생겼다. 쓰고 뒤엎은 분량만 약 원고지 3000매. 어마어마하게 쓰고 또 지웠다. 기어코 계약까지 할 때 출판사에서 물어왔다.


작가님은 소설이 좋으세요?
에세이가 좋으세요?


 이런. 이 질문을 받게 될 거라 생각하진 못했다. 내가 쓴 에세이가 '소설 같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지만, 중고신인(?)처럼 소설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에세이와 소설을 구분 지어 물음을 받게 될 줄이야. 지금까지 출간된 에세이도 소중하고 새로 들어가는 작품도 소중한데. 나는 그저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쓸 뿐이었는데. 나는 머리를 굴려대다 겨우 대답했다.


 제게 에세이는 성장이고
소설은 자유로운 세상이에요.


 순간적인 기지치곤 꽤나 작가다운 대답을 했다. 소설 속에서 나는 상상하는 모든 것을 펼칠 수 있어 즐거웠고 에세이를 쓸 때엔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장하는 모습이 좋았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소설만 쓸 것이냐, '에세이'만 쓸 것이냐는 내게 의미 없는 물음이었다. 매번 빵만 먹을지 빵과 밥을 섞어가며 먹을지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각자의 맛이 있고 각자의 역할이 있었다.


 변화를 기억하는 에세이


 이번 신작 또한 에세이다. 삼십 대가 되어 처음 선보이는 나의 세상. 내가 에세이를 놓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내 이야기를 쓰는 것이 즐겁기도 하고, 내가 쓴 책을 순서대로 보면 나의 변화가 눈에 들어온다. 첫 책에선 푹 우울감에 빠진 모습이, 두 번째에선 한 걸음씩 자신을 객관화하는 모습이, 세 번째에선 나만의 삶을 형성하는 과정이, 그리고 이번 네 번째에선 변화하는 내가 담겨있다. 작품 속에 모두 내가 있다. 그때 그 시절. 다시 겪을 수 없는 날들이.


 조금 후일담을 풀자면 네 번째 에세이를 제안받았을 때, 편집자님은 "작가님, 이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실 때에요."라고 해주셨다. 작가로서 성장을 생각해 준, 편집자님의 소중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나는 망설여졌다. 그때까지도 난, 왜 살아야 하는지 알 수 없었으니까. 내 마음이 아닌 것을 쓸 수 없으니까.

 그런데 제안을 받고 머지않아 나는 큰 변화를 겪었다. 세상이 무너진 것이다.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것이 옳지만은 않다는 걸,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내가 변한다는 걸 느꼈다. 죽음을 택해도 아무것도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살아가는 것이 후회만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다. 생에 처음으로. 그 마음을 어떻게 지켜내야 하는지 전혀 모르면서도.


 그때 나는 이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진심으로 내가 삶을 배우겠다고 다짐하면서.

 나처럼 살아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던 이들을 위해.



<나는 당신이 ___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삶의 변화의 지점에 이 책이 놓여있다. 이 책을 쓰며 나는 살고 싶다는 마음을 지켜내 보기로 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부모가 된 심정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점점 성장한다. 나도. 작품도.


“작가님 덕분에 오늘을 살아갈 용기를 얻었어요.” 4년 전 폐쇄병동에서 쓴 일기를 책으로 펴냈을 때, 작가가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그녀는 독자들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했다. 사람들과 달리 정작 자신은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매일같이 죽음 곁을 배회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오늘, 작가는 말한다. “살아있어 줘서 고마워요. 이제야 알았어요. 죽어야 할 이유가 하나 있다면, 살아야 할 이유는 수백 가지가 넘는다는 걸.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매일 새로운 기회는 찾아온다는 것을.”

  -출판사 서평 중-


나는 어디로 흘러갈까


 나는 계속 쓴다. 글을 쓴다. 작품을 쓰고 아무도 읽지 않을 글도 쓴다. 내 삶은 기록의 연속이다. 그리고 때로는 곱게 차려입고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모르는 이들 앞에 선다. 그들은 내 이야기를 읽고 자신의 삶 속에 자리를 내어준다. 마음에도. 책장 한 구석에라도. 나는 그렇게라도 살아간다. 작가로서.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책이 나온다는 것은 내게 시작을 의미한다. 이 책과 함께 하는 새로운 나의 미래가 펼쳐지는 것이다. 나는 어디로 흘러갈지 모른다. 미래를 가능성이라고 본다면 '희망'이라 말하고 싶고 평범한 시간의 흐름으로 본다면 '내일'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일의 희망을 본다. 매일 살아가는 것을 후회했던 한 사람이.


 나를 따라 변하는 작품들. 나는 살아있는 한 보여주고 싶다. 한 사람이 어떻게 변화하고 살아나가는지. 다시 그것을 희망 혹은 내일이라 말하고 싶다.






#한 번이라도 죽음을 생각해 보았다면

#오직 당신만을 위한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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