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쟁이

전업작가로 살아남기

by 이수연



"작가님은 이번 책에 목표가 있어요?"



마감 축하기념

출판사와의 자리에서

대표님이 물었다.



"...증쇄만이라도."



소심하게

목표를 얘기한다.


묻는 얘기 족족

소심하게 답한다.



(그래도 잘 되면 좋잖아요.)



저는 많은 걸 배웠어요.

충분히 만족해요.



(독자들이 좋아할 거예요.)



그건 독자분들의 몫인걸요.

저는 제 일을 할 뿐이죠.



(출판사에 기대하는 건 없으세요?)



아이고.

제가 잘해야 하는 일인걸요.





출판사는 나를

뭐라고 생각했을까.



(해탈하셨어요?)



끝내 참지 못했는지

대표님의 진심이 툭.



실은

나는 욕심쟁이인데.



에세이도 쓰고 싶고

소설도 쓰고 싶고

장편도 쓰고 싶고

단편도 쓰고 싶고

동화도 쓰고 싶고

칼럼도 쓰고 싶고

이 세상 글이란 글은

모조리 다 쓰고 싶은데!



쓰는 것 외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괜스레 해탈한 척.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글이 자꾸 나를 뚜드려 패서

나를 보호하는 것뿐인데.


아, 때리지 말라고!!!!



그러다 툭,

대표님들의 물음.



(혹시 소설은 더 안 쓰실 거예요?)



아뇨!!!!!!

쓸 건데요!!!!!



욕심쟁이가 좁은 목구멍을 지나

큰 소리로 외친다.



쓸 거라고!

쓸 거라고!

뭐라도 쓸 거라고!



글에게 뚜드려 맞은 나는

몸을 최대한 웅크려

눈물을 글썽이며 외친다.



쓸 거라고!

쓸 거라니까!

그만 때리라고!!!

할 거라고(엉엉엉)!!!



평온한 얼굴로 수줍게 말해본다.



"증쇄라도..."







아무생각 없는 글이 필요해서

아무생각을 씁니다.


instagram @suyeon_lee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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