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전업작가로 살아남기

by 이수연



프롤로그는 원래

제일 마지막에 쓰는 거 아시죠?



전업작가 6년 차.



있음.


네이버에 인물등록 있음.

내 이름으로 된 책 있음.

홍대 지하에 작업실 있음.

사생활 있음.

마감 있음.

글쓰기 수업 있음.

정신과 약 있음.

가끔 인세 들어올 때 있음.



없음.


돈 없음.

쉬는 날 없음.

인기 없음.

빽 없음.



음.



생각보다 있는 게

더 많네?



가련한 전업작가

흉내 좀 내보려 했는데

생각보다 있는 게 많아버렸다.




그 많은 게

싫지 않아서

지금도 글을 쓰나 보다.



글과 싸운다는 건

삶과 싸운다는 것.



싸우고

화해하다

뒤통수치고

머리끄덩이 잡다

기어이 잘 지내는.



지긋지긋한

작가 이야기.


그러니까,

사는 이야기.



아무 생각이나

쓸 수 있는

작가가 되는 이야기.



지나가다 풋.

걸어가다 울컥.

달려가다 철퍼덕.



오합지졸 이야기.



평생

끝나지 않을 이야기.







아무생각 없는 글이 필요해서

아무생각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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