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감하는 스노우 Dec 10. 2022

숙면의 모든 것 (feat 스탠퍼드 교수가 알려줌)

새벽에 잠 안 오면 유튜브 보지 말고 이걸 읽어야 함

화가 난다. 잠이 오지 않는다. 눈이 말똥말똥해서 도무지 잠이라고는 전혀 오지 않을 기세다. 눈을 만져보니 눈곱이 좀 끼이는 것 같은데 내 몸은 전혀 잘 생각은 없는듯하다. 누워있는 게 지루하다 못해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켜본다. 인터넷에서 잠이 오지 않을 때 핸드폰을 하면 더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하던데. 그러거나 말거나. 유튜브를 켜서 시청해 준다. 덕분에 새벽 5시까지 깨어있어야 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잠이 오지 않을 때가 있었을 것이다. 특히 불규칙한 생활 패턴으로 생활하는 사람이거나 갑자기 일상생활에 변화가 찾아온 사람들의 경우 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커피공화국이다. 한 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인당 연간 커피 353잔을 소비하는데 이는 세계 평균에 2.7배에 달하는 수치다. 커피는 맛도 좋고 각성제로 집중력과 에너지를 높여주는데 좋은 역할을 한다. 그러나 치명적인 단점은 밤에 잠을 못 자게 하는 방해꾼 역할을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카페인을 흡수를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이 낮이나 오후에 커피를 마신다면 해를 보고 잠에 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잠은 일상생활에서 생각보다 중요하다. 잠은 기억력 증진, 피로회복, 생산성 증가, 각종 호르몬 분비에 관여 등 우리 몸에 다양한 방면으로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따라서 숙면을 취하지 않으면 우리는 일상생활을 효율적으로 해내갈 수 없다. 공부하는 수험생에게도, 자기계발에 몰두하는 직장인에게도,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5060 세대들에게도 잠은 밥 먹는 것처럼 중요하다. 근데 잠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어떻게 해야 숙면을 취할 수 있을까? 숙면이 가능하기는 할까? 일단 잠을 자야 하는데 이 급한 불을 끄는 방법은 없을까? 잠에 대해서 수십 년간 연구해온 스탠퍼드 교수에게 그 해법을 알아보았다.



<숙면의 모든 것>은 잠 전문가인 저자가 숙면에 관련된 모든 정보를 압축하여 정리해놓은 책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책의 두께가 보통 서적에 비해 얇고 작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의 내용에는 핵심 정보에 초점을 둔다. 독자들이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정보를 보다 빠르게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면의 정석이라고 불리는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는 벽돌책으로 500페이지에 달한다. 이 책도 숙면에 있어서 매우 좋은 책이지만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숙면의 모든 것>을 따라오지 못한다.

책의 두께와 크기가 작으니까 내용이 부실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책의 제목답게 숙면에 관련된 모든 것들을 담았다. 우울증, 비만, 외모, 운동, 식습관, 패턴, 수면제, 수면에 적절한 도구들까지 숙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포함시키고 있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저자의 요약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저자 나름대로 그간 연구한 사례를 토대로 숙면을 잘 취하는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아직까지 인류는 잠에 대해서 많이 모른다는 것이다. 빌 브라이슨의 책 <바디 우리 몸 안내서>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의 당뇨병, 고혈압 등 각종 질병이 꾸준히 증가하지만 정확한 원인조차 모르고 있다고 설명한다. 즉, 아직까지 우리는 우리 몸에 대해서 완벽히 이해하는 과정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현대 의학 기술이 많이 발달했다고 생각했는데 여러 책을 읽어보니 아직 의술도 많이 발전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면문제는 내적 요인, 외적 요인 등 여러 가지 영향을 다면적으로 받는 까닭에 수면을 방해하는 원인의 본질이 무엇인지 규명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수면은 그만큼 깨지기 쉽고, 흐트러지기 쉽다. 그리고 아직도 수수께끼로 가득하다.

<수면의 모든 것>, p25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멘토 중 스터디언 의장 신영준 박사님의 조언이 생각난다. 누군가가 자신의 문제 때문에 힘들어하는데 당장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물어봤을 때의 답변이었다. 그때 신박사님은 현재 문제에 처한 것이 과거에 잘못된 행동을 했기 때문에 지금 힘든 상황에 처한 것이므로, 당장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농작물 수확도 반년 혹은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려서 수확할 수 있고, 불도 소방차가 와야 진압이 가능하다. 그러면서 신박사님은 원하는 능력을 얻어내기까지 무수히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는 숙면도 같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현재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분명히 과거에 잘못된 행동들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카페인을 과다로 섭취했다던가, 낮에 활동량을 줄였다던가, 낮잠을 많이 잤다던가, 밤에 밝은 곳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다던가 등 잠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자신도 모르게 일상 속으로 포함시켰을 것이다. 내가 새벽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울 때도 안 마시던 커피를 마셨거나, 늦게 일어났거나, 야식을 먹어 속이 불편해지는 등 항상 과거에 문제가 있었다.


수면제를 복용하지 않는 이상 곧바로 잠들지 못한다. 그렇다고 해서 수면제가 잠을 자는 데 정답이 아니다. 저자에 따르면 수면제 복용은 전문가와 상담하여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 요소라고 설명한다.


아니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이야?


가장 중요한 것은 생체 리듬이다. 저자에 따르면 하루 주기 리듬이 깨진 것을 수면 장애의 원인으로 파악하게 되면 그에 따른 치료법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생활 태도가 원인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이유로 정작 다른 원인을 찾고 해결 방안을 구하려고 애쓴다고 한다. 유전적인 요인이 있든 없든, 기본적으로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수면 장애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저자는 빛, 식사, 운동을 강조한다. 리듬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가 바로 빛이라고 한다. 특히 오전 중에 빛을 쐬면 체내 시계가 빨라진다. 낮에 빛을 많이 쐰 사람은 밤에 잠을 잘 잘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된 것이다. 식사도 잠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아침에는 체내 시계를 활성화시켜 몸이 지칠 수 있게 만들어주고, 밤에는 정해진 시간과 균형 잡힌 식단을 섭취하게 되면 잠을 자는 데 도움이 된다. 저녁으로 소화가 안되는 음식을 먹거나 야식을 먹게 되면 몸이 소화시키느라 잠을 효율적으로 자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운동은 낮에 몸을 움직여서 수면의 질을 높이게 된다. 운동은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도, 생체 리듬을 바로잡기 위해서도 중요한 요소다.


그 외에도 저자는 생체 리듬을 바로잡기 위해서 7가지 방법을 정리해 놓았다. 이를 실생활에 적용시키면 숙면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잠 예찬론자다. 잠을 효과적으로 자지 못하면 제대로 된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4시간 5시간만 자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나는 무조건 7시간에서 8시간 정도 자야 하며, 야식은 먹지 않고, 정해진 시간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야 한다. 그게 내 숙면의 루틴이다. 이 루틴이 깨지면 어김없이 숙면의 질이 상당히 나빠진다. 어제도 교촌 허니콤보와 엽떡의 콜라보에 참을 수 없어서 흡입했더니 오늘 아침 시간을 멍하니 보냈다. 아니 근데,, 허니콤보에 엽떡을 참을 수 있는 사람이 있나?



아무튼 숙면을 원하는 사람은 <숙면의 모든 것>을 읽어보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여 무엇이 숙면을 방해하는지, 그 문제를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여러 가지 의문점과 해결 방안을 모두 제시해 줄 것이다. 일단 나는 허니콤보와 엽떡을 안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해 봐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리프트오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