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영상 제작의 모든 것
6. 촬영 사고 친 날(3)
<기획도하고 촬영도하고 편집도하고 디자인도하고 모션그래픽도하는 영상피디가 알려주는 광고 영상제작의 모든 것>
6. 촬영 사고 친 날(3)
[역광]
영상 또는 사진을 찍을 때 물체에서 반사되는 빛 외에 물체의 뒤에서 직접 카메라로 들어오는 태양 빛이나 기타의 광선.
나는 역광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었다.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진을 찍을 때
"야 역광이니까 다른 데서 찍자!"
"여기 역광인데 얼굴 안 나와!"
라며 역광이란 말을 자연스레 쓰지만
나는 아니었던 것 같다.
푸드 콘텐츠 회사에 다니던 시절
굉장히 유명한 중식 셰프님 인터뷰를
할 일이 있었다. 인터뷰 정도는
혼자 할 수 있을 테니 다녀오라는 선배의
말에 마케팅팀 직원 한 명과
셰프님이 운영하시는 중식집으로 갔다.
중식집 안 인터뷰할 만한 공간을 찾던 중
그래도 빛이 들어오는 곳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셰프님을 창가 쪽 자리에
빛을 등지고 앉혔다.
카메라로 봤을 때 얼굴이 살짝 어둡긴
했지만 그 정도 일 줄은 몰랐다.
인터뷰를? 인터뷰만! 잘 끝내고
사무실에 돌아와 영상을 확인하는데
심장이 또 쿵했다.
셰프님 얼굴이 시꺼-멓게 나온 것이다.
셰프님 얼굴 빼고 다 밝아 보였다.
망했다.
옆에서 보던 선배가 질린 얼굴로 한숨을 쉬며
"영상 내놔.."라고 말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나의 금손 선배가 보정하는
것을 보고 있는데...
아아... 결국 살리진 못했다....
(죄송합니다 셰프님..)
내가 보기엔 보정하고 나서가 더 끔찍했다.
아직 그 영상은 유튜브에 떠돌아다니고 있고
가끔 자존감이 떡락하거나
우울할 때 찾아보곤 한다.
지금 봐도 끔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