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구독자 약 17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로 활동 중인 저자, N잡하는 허대리는 유튜브뿐 아니라 PDF 전차책, 온. 오프라인 강연 등을 하며 다양한 플랫폼에서 수익을 내는 N잡러이다. 그는 스물다섯의 나이에 우연히 철학책에 등장한 철학자 하이데거의 명언을 읽고, 생산적인 삶을 살기 위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삶은 무한하지 않다. 그렇기에 우린 조금씩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다. 대부분이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생계를 위해 인생의 3분의 2를 직장에서 보내고 있다. 그곳에서 유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있지만, 단순히 자신의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희생에 불과한 경우도 많다. 후자에 속했던 2030 세대들 중 일부는 '이 회사에서 40년을 버티기 위해 소중한 10대와 20대를 포기했던 건가'라는 생각에 사직서를 제출한다. 코로나까지 창궐하자, 이러한 현상은 더욱 빈번해졌다.
사실 내겐 반가운 소식이었다. 정규직을 달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안정적인 직장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내가 모순적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직장을 벗어나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더 큰 부를 이룬 사람들을 접하면서, '지금이 원하는 길을 새롭게 개척하기 좋은 시기'라는 확신이 들었다. <N. 허. 월>은 그 확신에 정점을 찍은 자기 계발서이다.
저자도 30대 초반까지는 매달 지급되는 월급과 야근수당의 달콤함에 취해 워커홀릭 생활을 하던 직장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한 가지 깨달음을 얻는다.
내 인생의 운전대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
'회사가 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사실은 훗날 그가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저자는 퇴사 후 출판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카드 뉴스 만드는 방법을 주제로 오프라인 강의를 열었다. 놀랍게도 좋은 반응을 보이며 월급의 두 배정도 되는 400만 원의 수입을 벌어들인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좀 더 자신에게 맞는 플랫폼을 찾아가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지금의 브랜드, <N잡하는 허대리>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책에선 성공적인 'N잡러'가 되기 위해 세 가지를 강조한다. 첫 번째는 무작정 퇴사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퇴사하기 전 점검해야 할 사항으로 4가지를 언급한다. 이 부분에선 절반 정도만 동의를 했는데, 직장생활과 병행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는 날은 쉽게 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 순간까지 기다릴 경우, 회사에서 주는 급여가 올라가고 일에 적응되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현실에 안주한 채 실천으로 옮기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 또한 나 같이 직장생활을 하며 몸이 망가지기 시작했다면 하루빨리 벗어날 것을 추천한다. 우선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개인적인 견해로는 반년 정도 버틸 수 있는 여유자금과 원하는 분야에 대한 확신만 있다면 완전히 새로운 길에 뛰어드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는 '전문가도 아닌데 내가 어떻게...'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얼마 전 웹소설을 쓰는 동생에게 '출판사 투고에 합격한 경험도 있으니 관련 강의를 해보면 어떠냐'라고 제안을 한 적이 있었다. 동생의 답변은 '에이, 내가 어떻게...'였다. 현재 대학생인 동생은 그녀가 좋아하는 분야의 경험을 넓히려 하기보다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 더 전념하고 있었다. 나는 학생 때가 가장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강요할 순 없었기에 씁쓸함만 남았던 경험이었다. 하지만 작가는 각 분야의 깊이에 따라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면서,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그 분야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보다 조금만 더 알고 있다면 충분히 그 지식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세 번째는 '무작정 따라 하지 않는 것'이다. 최근에 유튜버 신사임당의 '스마트 스토어' 성공담으로 많은 직장인들은 관련 분야의 책을 읽고 강연을 듣기 시작했다. 하지만 작가는 남들이 이루어 놓은 성공을 따라가기 전에 아래의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나요?
책에서 언급한 순서대로 나열하고 있는데, 사실 세 번째 요소가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장에서 경력을 쌓을수록 연봉이 올라가듯이, 회사 밖에서도 해당 분야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할수록, 여러 시행착오를 통해 경험이 풍부해질수록 고정 수익이 증가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꾸준함이 있어야 하고, 꾸준하려면 그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지도 못한 채 트렌드만 쫓다 보면, 직장에서 겪었던 고민은 결국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도 작가는 이러한 독자들을 위해 나만의 콘텐츠를 발견하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만약 이 방법들로도 좋아하면서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지 못했다면 자신의 강점을 찾아주는 세 가지 심리 검사도 소개한다. 그중 하나가 이젠 너무나도 유명해진 MBTI 검사다. 기쁘게도 작가는 나와 같은 INFP이다. 왜 이 책을 읽는 내내 고개를 격하게 끄덕였는지 알 것 같다.
<N. 허. 잡>은 작가의 분야 특성상 스마트 스토어 같은 온라인 쇼핑보단 지식 창업 콘텐츠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미 다른 분야를 하기로 정했다면 책을 선택하기에 앞서 이 사실을 염두해 두기 바란다. N잡하는 허대리는 자신의 경험을 녹여 6개의 머니 파이프라인과 그에 맞는 마케팅 방법, 서로 연결시켜 수익을 늘리는 방법을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초보자들을 위해 다양한 플랫폼을 알려주고 이 분야를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까지 보여주며 한 권만으로도 월급 외 수익을 충분히 창출할 수 있게 만든다.
MBTI 성향이 INFP이거나 월급 외 수익을 만들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분들께 추천하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만점인 별 5개를 주고 싶다.
p. 63
과거에는 뭔가를 배우려면 책을 읽거나 학원, 학교를 다녀야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식을 전달하려면 전문 경력이나 학위를 가져야 했습니다. 일종의 참가 자격이었죠. 그러나 판매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시켜주는 플랫폼이 대거 등장하면서 누구나 자신의 지식을 판매할 수 있게 됐습니다.
p. 64
흔히 사람들은 자격증 또는 학위가 전문성을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누군가를 가르칠 자격이 없다고 속단하죠. 그러나 지식 창업의 세계에서 전문성은 내가 증명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부여하는 겁니다. 전문성을 객관적인 개념이라 생각하겠지만 사실 이것은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내가 잘하는 걸 가르칠 수 있다면 누구나 지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