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기 캐리어가 아닙니다-송해나
요즘 저녁만 되면 구토를 한다. 그렇게 밤새 토하다 아침이 되면 실신 상태가 된다. 일상생활이 가능할 리 없다. 결근을 종종 하다가 오랜만에 회사에서 그 동료를 만났다. 안부를 묻기에 이렇게 토하고 실신하며 지냈다 하니 그래도 입덧은 없어서 다행이라며 진심으로 나를 걱정한다. 그는 이게 입덧인 줄 모른다.
동료들은 네 시 이후의 내 공백을 불편해하고, 벌써부터 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의 대체근무자가 될까 걱정한다. 우리 회사는 육아휴직자의 대체근무자를 신규로 채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심한 동료들을 원망하게 만드는 건 결국 시스템의 문제다. 제도의 올바른 정착 없이 '저출산' 극복? 그런 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