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obby Mar 27. 2022

기억에 남는 청소년활동은?

청지사 이야기 20화

[첫 활동! 그 아찔한 경험]

2016년 청소년문화의집에 입사를 하게 되면서 청소년을 만나게 되었다. 청소년을 만나면서 다양한 시행착오를 많이 겪게 되었다. 청소년지도사에 대한 직업적인 개념과 목적 설정 없이 일을 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청소년활동을 통해서 청소년을 만나면서 그들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고, 나의 직업에 대한 가치관 확립에 도움이 되었다. 일련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만난 청소년을 통해서 내가 배운 것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나의 잘못된 생각]

처음 활동을 할 때 동아리를 맡게 되었다. 학교에서도 동아리 활동을 하였고, 회장도 한 경험도 있기에 쉬운 활동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너무나도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었다. 청소년들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었다. 행사 기획과 관련된 동아리 활동을 하였지만, 친구들은 행사 기획에 관심도 없어하였다. 내가 어떤 활동을 주도해도 청소년들은 그냥 나의 의견만 받아 쓰기만 할 뿐이었고, 봉사시간에만 관심이 있어했다.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나는 지쳐갔다. 그 당시 참가한 동아리 친구들이 봉사시간만을 위해 활동을 진행하였고, 봉사시간을 얻기 위해 담당인 나를 이용한다는 생각만 커져갔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부끄러운 생각이지만, 그 청소년들은 나를 이용한다는 생각이 커졌고, 나는 점차 활동을 포기하게 되었다. 포기하려는 순간에 한 청소년은 나를 위해서 다가왔다. 먹을 것을 사달라는 청소년의 말에 오히려 나는 청소년의 순수한 의도보다는 먹을 것을 사주기 바라기 위해 나를 이용한다는 생각이 커지게 되었다. 그렇게 점차 나는 청소년을 믿지 못하는 상태에 가게 되었다. 그렇게 첫 동아리의 활동의 추억은 6개월 만의 폐지라는 결과로 다가왔고, 그러한 모습을 본 다른 지도사 선생님이 나에게 충고를 해주었다. 난 동아리 활동에 지도사의 역할이 1부터 10까지 다해야 된다고 보았다. 하지만, 그 선생님은 청소년들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을 해야 된다고 말씀을 하셨다. 돌이켜서 생각해보니 나는 청소년의 의견을 물어보지 않은 체, 나의 생각을 위주로 활동을 진행하였다. 또한, 청소년이 다가와서 제스처를 내미는 순간에도 나의 생각만 가지고 판단하고 결정하였다. 그렇게 하여, 내가 생각하는 청소년 동아리 지도에 대한 지도론이 여기서 얻게 되었다. 청소년들이 스스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지도사는 그 길에 맞춰서 방향과 목적을 설정할 수 있도록 조력해주는 역할을 그 경험을 통해서 알게되었다. 청소년 동아리 활동의 실패가 나한테 큰길을 알려준 셈이었다.


[청소년의 웃음]

청소년활동을 진행하면서 어느 순간 매너리즘에 빠질 때가 있었다. 과연 이 활동이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이 활동이 나의 프로그램 기획 만족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지? 그러한 생각이 들면서 갑작스러운 방향성을 잃때가 있었다. 맨 처음 프로그램을 론칭할 때 결재권자가 하는 말이 있었다. 청소년을 위해서 만들고, 활동이 끝날 때 청소년들이 웃는 모습만 만들어 주면 된다고 말씀을 하셨다. 그 당시에는 바쁘게 만들고 진행하다 보니 그러한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생태활동을 하는 순간이었다. 첫 생태활동은 망했었다. 너무 많은 것을 하고 싶다 보니 이도 저도 아닌 방향에 참가한 친구들도 힘들어하였다. 두 번째 활동부터는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활동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확립이 되었고, 청소년들도 활동에 몰입하는 모습이 보여주었다. 그러는 도중에 조금씩 긴장이 풀면서 활동에 적응을 하고 웃는 모습을 보여주는 친구들이 많았다. 특히 마지막에 한-두 명씩 잡아서 오늘 활동이 어떠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이 재미있었다고 하거나 말도 없이 웃는 친구들이 있었다. 아이러니하게 그러한 표정을 보거나 말을 들었을 때 어떤 칭찬의 말보단 가장 기분이 좋고, 스트레스가 풀리는 경험이 되기도 하였다. 앞에 말한 매너리즘에 빠졌을 때 이러한 청소년들의 말 한마디, 표정의 모습으로 다시 한번 청소년활동을 하는데 힘을 주게 되었고, 다시 한번 청소년활동의 의미를 알게 되기도 하였다.


[실패의 경험]

나는 첫 청소년활동은 과감하게 실패의 경험이라고 이야기한다. 성공하지도 못하였다. 도움을 받기도 하였지만, 나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들이 다른 결과를 낳았고, 하지만 그 결과들이 밑거름이 되어서 현재 나의 청소년지도사에 대한 직업가치관과 지도관 형성에 도움을 준 것 같다. 아직까지, 엄청 기억나는 활동은 없다. 그래도 지금 만나는 청소년들의 인연, 새로운 청소년활동 론칭 도전의 경험들이 계속해서 기억에 남을 것이며, 이 기억들이 모여서 하나의 활동 기억으로 형성이 될 것 같다.

작가의 이전글 청소년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