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간 무역
카엘, 네가 이 문서를 읽을 때쯤 나는 이미 재가 되었을 것이다. 너는 나의 법률 대리인으로부터 '성간 교신 재단'의 소유권과 함께 막대한 액수의 신탁 기금을 상속받았다는 통지를 받았을 것이다.
숫자에 현혹되지 마라. 그 돈은 자산이 아니라, 자산을 '기다리기 위한' 비용일 뿐이다.
사람들은 나를 '성간 무역'의 개척자라고 불렀다. 어리석은 말이다. FTL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 이 우주에서 '무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가장 가까운 항성계인 프록시마 센타우리까지 편도 4.2광년, 우리의 가장 빠른 연락선으로도 꼬박 60년이 걸린다.
수소 연료 1톤을 태워 철광석 1톤을 운반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따져보면 광기다. 희귀 금속? 그것들은 우리 태양계의 소행성대에도 차고 넘친다. 물리적 교역은 배보다 배꼽이 훨씬 크다.
하지만 유일하게 시공간의 비용을 초월하는 상품이 있다.
정보.
물리적 질량이 0에 수렴하지만 그 가치는 무한대에 이를 수 있는 것. 우리는 물건을 교환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지도'를 교환한다.
이 문서를 보아라.
상속 목록: '회신(Reply)-1' 호
너의 실질적인 유산은 다음과 같다.
* 항목: '회신(Reply)-1' 호의 독점적 수신권.
* 자산 가치: 미측정 (잠재적 무한대)
* 현재 위치: 오르트 구름 통과 중.
* 도착 예정 시각(ETA): 8년 4개월 11일 05시 30분 남음 (GMT)
70년 전, 나는 내 전 재산을 투자해 '선물(Gift)-1' 호를 프록시마 센타우리 b 행성을 향해 발사했다. 인류 최초의 성간 무역선이었다. 화물칸에는 극저온으로 냉각된 수백만 개의 양자 메모리 칩이 가득했다.
'회신-1'은 그곳의 지성체(우리가 '수신자'라 부르는)가 우리의 '선물'을 받고 그 대가로 보낸 그들의 '연락선'이다.
네 아버지는 이 기다림을 '세대를 담보로 한 도박'이라 말했다. 그는 이 재단을 물려받아 40년간 '회신-1'의 미약한 신호를 추적하며 궤도를 계산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그는 발신자가 되었지만, 수신자는 되지 못했다.
이제 그 의무는 너에게 넘어갔다.
너의 임무는 재단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너의 임무는 '회신-1'이 도착하는 8년 뒤, 그날 그 시간에 수신 어레이의 메인 터미널에 앉아 있는 것이다.
너는 네가 태어나기도 전에 발송된 화물을 수령해야 한다. 네 할머니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네 아버지가 평생 기다려온 그 답을 받아야 할 책임이 너에게 있다.
사람들은 너를 지구상 최고의 부자 중 하나로 알겠지만, 너는 사실상 지구에서 가장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가장 가난한 수신인일 뿐이다.
카엘, 나는 이 유언장에서만큼은 솔직해져야겠다.
앞서 내가 말한 '정보 무역'은 사실, 이 거대한 도박을 정당화하기 위한 공식적인 명분에 불과했다. 내 전 재산을 우주에 쏘아 올리는 미친 짓을 하려면, 정부와 투자자들에게 '경제적 가치'라는 그럴듯한 포장이 필요했으니까.
'선물-1' 호가 순수한 무역선이었다는 것은 절반의 진실, 혹은 완전한 거짓말이다.
물론 칩 안에는 인류의 위대한 과학적 성과를 담았다. 핵융합 기술, 유전자 편집 지도, 기초 물리학 이론들. 그것이 '무역'의 대가로 지불할 표면적인 '상품'이었다. '수신자'들이 우리보다 발전된 문명이라면 무시할 것이고, 미개한 문명이라면 재앙이 될 수도 있는, 차갑고 건조한 데이터였다.
하지만 나는 그 상품 상자 밑바닥에 내가 정말로 묻고 싶었던 '질문'을 몰래 밀어 넣었다. 그것이 수십 년간 이 계획을 밀어붙인 나의 진짜 이유였고, 나의 이기심이었다. 나는 돈이나 기술이 궁금했던 것이 아니다.
가장 무겁고 중요했던 데이터는 따로 있었다. 나는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B단조(우리의 슬픔)와 모네의 모든 자화상(우리의 고뇌), 그리고 '고도를 기다리며'의 원문 극본(우리의 기다림)을 함께 보냈다.
'선물-1'의 목표는 성간 무역이 아니다. 오히려 유리병에 담아 목표 없이 망망대해에 띄운 편지다.
나는 답이 궁금했을 뿐이다.
'회신-1'에 그들이 보낸 것이 인류를 구원할 기술 청사진이든, 새로운 철학이든, 혹은 그저 이해할 수 없는 외계의 소리뿐이든 상관없다. 그것은 이익이나 손해로 따질 수 없다.
그것은 '답장'이다.
나는 질문을 던졌다. 네 아버지는 침묵을 지켰다. 너는, 들어야 한다.
카엘 킨은 텅 빈 수신 센터의 중앙 터미널에 앉아 있었다. 거대한 전면 스크린에는 단 하나의 단어만 깜박이고 있었다.
[수신 중...]
그는 할머니의 유언장을 다시 떠올렸다.
차가운 금속 키보드 위로 그의 손이 올라갔다.
[패키지 무결성 100% 확인. 신호를 재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