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의 ㅂ

시작

by TBD

브랜딩을 시작해 보자. 나는 브랜딩에 대해 경험이 없으므로 책을 읽고 공부를 했다. 퍼스널 브랜딩, 프로세스 이코노미,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 등 몇 가지 브랜딩 책을 읽었는데 그중 가장 브랜딩을 함에 가이드를 잡아줬던 책은 김일리 작가의 '브랜딩을 위한 글쓰기' 책이다. 브랜딩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 어찌할 줄 모르고 있던 나에게 하늘에서 내린 동아줄 같은 느낌을 준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을 기반으로 브랜딩에 대해서 하나씩 정리하고 확립해 나가보려고 한다.


내가 책을 읽고 느낀 점은 브랜딩이란 결국 하나의 사람을 창조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알쓸신잡에서 어떤 출연자가 말했다. "'내 삶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라고 묻는 게 아니라 '내 삶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까'를 생각해야 한다." 내가 만든 브랜드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와 가치를 주게 만들까'를 고민하는 게 브랜딩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딩의 첫 번째 단계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것이다.(책 '브랜드를 위한 글쓰기'는 아이덴티티를 정립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에는 본질, 키워드, 매니페스토, 페르소나, 화법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 글에선 본질에 대해서 설명하고 나의 브랜드는 어떤 본질을 부여할 것인지 얘기해 보겠다.


브랜드의 본질을 결정하기 위해 세 가지 질문을 해보자.

1. 무엇을 파는가?

- 1차원적인 대답으론 제품이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똑같은 많은 제품이 있고 그 사이에서 선택받아야 한다. 그렇기에 단순히 제품을 판다고 하면 선택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어떤 제품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통해서 고객에게 전달하려는 가치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그래야 고객이 그 가치에 공감하며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나는 어떤 가치를 팔 것인가? 나는 '존중'이라는 가치를 팔고 싶다. 생일날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치킨을 받았을 때 상대방으로부터 어떤 것을 느낄 수 있을까. 아마 딱히 없을 것이다. 그냥 챙겨는 줬구나 정도 일 것이다. 그렇지만 특별한 선물을 받았을 땐 어떻게 느낄까? 당연히 고마우면서 더 나아가 '이 사람이 나를 이렇게 생각해 주는구나'라고 느낄 것이다. 즉, 특별한 선물을 받았을 때 존중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 마롱글라세를 아이템으로 잡으면서 이 제품만 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존중'이란 가치를 팔 생각을 하게 되니 마롱글라세라는 제품으로 국한되어 있던 내 사업이 다른 아이템도 팔 수 있는 사업으로 확장되었다.(물론 마롱글라세를 성공시킨 후 확장할 생각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 수입한 멋진 오브제를 선물용으로 포장해서 팔 수 있게 확장된 것이다.

2. 누구에게 파는가?

- 타겟팅이 누구인가도 중요한 부분이다. 이 부분도 단순히 20대 여성 이렇게 정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해당 나이대의 여성 혹은 남성이 주로 구매하는 트렌드가 있을 순 있다. 하지만 이렇게 정하는 것은 그 외 사람들에게 이질감이 들 수 있기에 지양하는 것이 좋다. 많은 제품 중 왜 그 제품을 살까? 그 이유는 그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파타고니아는 'Don't buy this jacket' 캠페인을 통해 소비를 줄이고 지구를 지키자는 가치를 사람들에게 알렸다. 역설적이게도 이 가치에 공감한 많은 사람들이 파타고니아의 자켓을 샀다. 누구에게 파는가? 내가 제공하는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에게 판다고 할 수 있다.

- 내가 힘들었을 때 내 고민을 들어주고 힘내라고 술도 사준 고마운 친구가 있었다. 그래서 이 친구의 생일엔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어서 카톡 선물하기에서 한 시간 넘게 선물을 골랐던 적이 있다. 결국 특별한 걸 못 찾아서 네이버에서도 열심히 찾아 선물했었다. 생각해 보면 단순히 특별한 것을 주고 싶은 마음보단 특별한 것을 통해 감사했음을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다. 또 다른 일화로 여자친구는 필라테스 강사인데 스승의 날에 회원에게 고급스러운 술잔을 선물 받았었다. 그때 여자친구는 자기 일에 뿌듯함을 느끼며 큰 감동을 받았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선물을 주고받음에 있어서 어떤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 의미를 '존중'이라는 가치로 표현하고 내 제품에 담아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다. 내가 만든 제품을 상대방에게 의미를 담아 전달하고 받는 사람은 선물을 받고 고마움과 행복을 느낀다고 상상해 봤다. 상상만 해도 행복하지 않은가? 결국 나는 '상대방에게 존중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에게 나의 제품을 판매하고 싶다.

3. 왜 파는가?

- 사업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답할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판매한다고. 마찬가지로 이런 일차원적인 생각만 한다면 나중엔 소비자들도 눈치를 채고 떠나게 될 것이다. 이 질문은 어떻게 보면 왜 나의 브랜드가 존재하는 가에 대해서 설명하며 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선 위 두 질문(무엇을, 누구에게 파는가)을 통해서 해결하고 싶은 문제에 대해서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다. 문제라고 해서 뭐 환경오염같이 엄청난 걸 생각하진 않아도 된다.

- 남고를 나온 나는 친구들 생일에 치킨 혹은 커피 기프티콘을 보내줬었다. 제일 무난하기도 했고 딱히 뭘 고를지도 몰랐으며 귀찮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건강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 이후엔 치킨이나 커피보단 제철과일 같은 것들을 보내게 되었다. 뭘 보내도 문제없는 친구들은 이 정도만 해줘도 고마움을 느낀다. 하지만 내가 고마움을 느꼈던 사람 혹은 내가 특별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할 땐 정말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제철과일을 보내더라도 순위에서 가장 위에 있는 걸 보낼까 생각하다가 혹여나 대충 골랐다고 생각하진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면서 쉽게 접해보지 못했던 좀 더 특별한 거 없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이런 고민을 통해 사람들도 비슷한 고민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나는 선물을 통해서 존중이라는 가치를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해 내 제품을 판매한다고 말할 수 있다.


브랜드의 본질은 사람의 진심이라고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상대방을 싫어하거나 혹은 좋아했을 때 상대방은 표현은 안 하겠지만 미묘한 그 진심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싫어하는 상대와 계속 마주치다 보면 미묘하지만 불편한 마음이 계속 커지며 헤어지게 될 것이고 좋아하는 상대와 계속 마주치다 보면 짧게 만났더라도 오래 만난 친구보다 더 친하게 지낼 것이다. 브랜드도 마찬가지이다. 브랜드에서 본질 없이 제품만 판매한다면 고객은 브랜드의 진심을 느끼지 못하고 결국 떠날 것이다. 하지만 본질이 뚜렷하게 정해진 브랜드를 만나고 그 브랜드의 진심이 고객에게 전달된다면 그 고객은 브랜드의 찐 팬이 될 확률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이렇게 정립한 본질을 기반으로 앞으로 브랜드 키워드, 매니페스토, 페르소나 등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처음 해보는 일이고 혼자 하는 일이기에 틀릴 수 있다. 아니 틀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나의 진심을 계속 표현하며 고객들을 맞이한 후 받는 피드백에 따라 방향성을 맞춰 나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잘하면 좋겠지만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중요한 것은 몇 번 넘어졌다고 무너지지 말고 다시 일어나서 앞으로 가는 것이다. 천천히 그리고 빠르게 해결해 나가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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