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시작하고 얻게 된 용기
와, 여기 꼭 한 번 가봐야겠다.
주말 아침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잡지를 보고 있었다. <사운즈 한남>이라는 복합 문화공간에 대한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감각적인 서점, 레스토랑, 꽃집, 카페 등이 모여 있는 공간으로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미 핫플레이스인 듯했다. 도대체 이런 멋진 공간은 누가 만들어 내는 걸까 호기심이 발동했다. JOH에서 만든 공간으로 지금은 카카오로 넘어간 조수용 대표 작품이라고 했다. 더욱 놀라웠던 건 평소에 관심 있던 <피크닉> <매거진 B>도 모두 JOH에서 만들어 냈다는 것이었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졌고 페이스북을 켜서 조수용을 검색했다. 그가 출연했던 세바시 영상을 찾아봤고 그가 어떤 사람인지 슬쩍 들여다볼 수 있었다. 남들이 무엇을 좋아할까를 고민하는 대신 내가 좋아하는 것이 뭔지 깊게 고민하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구체화를 하고 나면 그것을 제외한 나머지는 용기 있게 제외하는 것이 그의 노하우라고 했다. 그렇게 다름을 추구했고, 사운즈 한남의 레스토랑 일호식을 만들어 냈다. 건강한 보리밥을 먹을 수 있으면서 소개팅도 할 수 있는 공간. 자신이 매일 가고 싶은 식당을 구체화한 공간이었다.
팟캐스트도 찾아들으며 그의 여행 취향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또 나 혼자만의 SNS 친구를 만들었다. 소통하진 않지만 내가 보는 것만으로도 자극이 되는 사람들. 한때는 SNS가 시간낭비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행복을 포장하는 행위라고 생각했기에. 어느 순간 사람들이 단순히 보여주기 식으로만 SNS를 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됐다. 그 안에서 자기를 표현하며 성장하기도 하고, 네트워킹을 이루며 소통하고 공감을 나누기도 했다.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빠져들었다. 멋진 사람들의 생각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통로를 알게 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SNS와 사랑에 빠졌다
내가 사운즈 한남에 마음을 뺏긴 건 나도 언젠가 그런 공간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방 한쪽 벽면에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 사진을 뽑아 붙여두긴 했지만 스스로도 몽상이라고 여겼던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걸 실제로 실현하고 있는 사람을 알게 됐으니. 궁금했었나 보다. 그가 어떤 과정과 노하우를 가지고 그 공간을 만들어 냈는지. 그가 SNS를 한다는 사실은 몰래 다이어리를 훔쳐보는 것만큼이나 즐거웠다. 팟캐스트나 영상이 몇 개 없는 것이 아쉬울 만큼.
그가 현재 카카오 공동대표라는 사실에 조금 주눅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친근한 자극이 되었다. TV와 같은 매체로 접하는 것과는 달랐다. TV나 잡지에 나오는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곤 했으니까. '그들은 나와는 다르니까'라고 생각하며 자극을 받기보다는 좌절감을 느낄 때가 많았다. 반변에 SNS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은 조금 달랐다. 어쩌면 나와 비슷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은 '나도 한 번 도전해 볼까'라는 긍정적인 자극이 되었다.
가장 큰 장점은 그들의 현재 모습뿐만 아니라 과거의 모습도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지금 이룬 것이 한순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 그들에게도 시작점이 있었고, 처음부터 완벽한 모습이 아니었다는 사실은 큰 위로를 넘어 용기를 주었다. 내가 생각만 해 본 일들을 실제로 해 본 사람을 만나는 것이 즐거웠다. 잔다르크형 인간이 아닌 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것을 잘 하지 못하는 듯했다. 정말 신기하게도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그 일을 먼저 하고 있는 사람을 한 명쯤은 찾을 수 있었고, 큰 힘이 되었다.
보이지 않는 길을
보여주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무언가 하고 싶은데 길이 보이지 않을 때면 SNS를 검색했다. 그럼 혼자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던 길을 보여주는 이를 만나곤 했다. 들여다보고 있으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용기가 솟아았다. '우와 이 사람 멋지다'로 끝날 때는 변화가 없었다. '나도 이러이러한 것을 하기로 했었는데. 너무 손을 놓고 있었네. 다시 시작해볼까? 아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아 이런 길도 있구나?' 그래서 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만 했다. 나란 사람은 무엇을 보고 듣느냐에 영향을 많이 받는 듯했다.
브런치에서는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났고, 블로그에서는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만났다. 페이스북에는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이 만났고, 인스타에는 감각적인 사람들을 만났다. 호기심과 관심사가 맞는 사람을 만나면 그의 이전 글까지 찾아 읽었고, 책을 한 권 읽는 것보다 더 성장한 듯한 쾌감을 맛볼 때도 있었다. 물론 주의할 점도 있었다.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선 친구와 알림 소식을 나에게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는 것들로 채워야 했다.
시간 때우기 식. 대리만족. 좌절의 감정이 생긴다면 잘못 활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SNS 하고 난 후에 헛헛한지 아니면 오히려 에너지가 생기는지 들여다봐야 했다. 나의 경우 글 하나를 포스팅하거나 소통을 하고 나면 길거리에서 뛰어 댕기고 싶을 정도로 신이 나는 순간들이 있었다. 언제 그런 느낌이 드는지 잘 관찰하고 그런 자극을 늘려갔다. 그렇게 SNS는 나에게 고마운 친구가 되었다. 길이 보이지 않아 멈춰있던 나를 다시 움직이게 해줬으니까.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1년 차 애송이의 SNS 활용 TIP
1. 나를 정확히 알기 (관심분야, 취향)
2. 관련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구조 만들기 (피드, 알림)
3. 이득을 취하려고 하기보다는 주려고 노력하기
4. 그들에게 자극을 받고 생각의 틀은 넓히되, 나만의 속도와 방향으로 걸어가기
5. 보여주기 식이 아닌 삶의 기록으로 만들기.
[다음 편] 나는 왜 아쉬움이 남는 선택을 하는 걸까?
안녕하세요.
퇴사 후, 방황 중인 인생여행가쏭입니다.
100을 생각하지만 1만 실천하는 사람이에요.
글을 쓰면 10은 행동에 옮기지 않을까 싶어 글을 쓰고 있습니다.ㅎ
방황하는 1년의 시간이 허무하게 사라질까 두려워
[머뭇거림과 용기 사이]와 [일상모험 프로젝트] 글을 연재하고 있어요!
이후, 인생에서 가장 오래 머뭇거린 홈스타일링 도전을
준비 중이며 관련해 연말부터 새로운 연재할 시작 할 예정이에요!
(아직 집을 구하지 못해, 불투명 상태지만요ㅜ.ㅜ)
진짜 하나 안 하나, 궁금하신 분들은 구독 눌러주시고ㅎ
댓글도 환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