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칼럼에서는 7월 13일 수요일 발표된 미국 6월 CPI에 대해 알아보고, 앞으로 미국과 한국 자산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지 그리고 앞으로 세계 경제의 미래는 어떨지 샅샅이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칼럼을 읽고 얻게 될 지식들.
칼럼을 읽고 나시면 9.1%라는 물가 상승률이 얼마나 심각하길래 언론에 도배가 되는지 알게 되실 겁니다. 이를 토대로 앞으로 한국은행의 정책방향과 자산시장의 변동을 예측하실 수 있는 힘을 얻게 되실 거라 확신합니다!
6월 CPI 9.1%, 패닉에 빠지다
7월 13일 수요일 한국시간 오후 9시 30분,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었습니다.
기존 미국 월가의 예측치(컨센서스)는 8.8%였고, 실제 발표는 이보다 0.3%p 높은 9.1%였죠. 즉,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은 수치인 겁니다. 항상 '예상 밖의 일'은 우리에게 충격을 주기 마련이죠. 코로나19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시장은 패닉에 빠졌습니다. 나스닥은 1분 만에 3% 가까이 하락했고, S&P500 지수 역시 2%가량 하락하고 말았습니다. 말 그대로 미국 증시는 '공황' 상태에 빠진 것인데요.
물가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혹은 시장의 기대 이하의 물가가 발표되었다 등의 호재(?)에 힘입어 상승할 준비를 하고 있던 주가들은 모두 "이번에도.. 아니네"라는 탄식과 함께 내려갔습니다.
물가 상승? 자세하게 알려줘
우선 이번 9.1%의 물가상승률은 에너지 가격이 41.6%나 오르면서 캐리를 했습니다. 아마도 전 세계 수요 증가와 전쟁 등으로 공급은 줄어든 탓이겠죠. 겨울이 다가올수록 에너지 수요는 증가하면서 가격은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번 CPI 발표는 사실 더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데요. 바로 '추세'를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3월 8.5%, 4월 8.3%, 5월 8.6%에서 이제 6월에 8.6% 밑으로 떨어지면 '물가 안정세', 위로 올라가면 '물가 못 잡는다'의 갈림길에서 위로 올라버린 것이죠. 그것도 0.5%p나 올라버렸습니다.
자산 시장의 미래를 예측해보자
자, 이제 주식시장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 시장은 '와.. 물가 이제 못 잡는구나? 연준은 긴축과 금리 인상을 더 빠르게 하겠구나?'라는 마인드를 심게 되었습니다.
위에서 말한 '추세'는 곧바로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에 반영되는데요. 이 기대 인플레이션은 중앙은행인 연준이 가장가장 두려워하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심리 속에 뿌리내린 물가 상승 기대는 좀처럼 바뀌기 힘들기 때문이죠.
7월 말 연준의 1%p 금리 인상이 다가온다
연준은 이제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게 뿌리내린 '물가 상승 기대감'을 박살내야 합니다. 지금 박살 내지 못하면 1화 칼럼에서 쓴 대로 국가 시스템이 흔들릴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기 때문이죠.
물가 상승 기대감을 박살 낼 수 있는 방법은 바로 '기대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입니다. 이미 7월 말 예정된 FOMC에서 0.75%p를 올리겠노라 선언한 연준은 이번 CPI 발표로 1%p 인상이 불가피해졌습니다.
6월 CPI 발표 전 1%p 인상을 예측한 사람들이 10% 남짓으로 얼핏 보았는데, 7월 14일부터는 대다수의 뉴스에서 1%p 인상을 예측하는 보도들이 많이 나오리라 생각됩니다.
아마도, 연준은 1%p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여집니다. 현 1.75% 수준에서 2.75%로 올리면서 말이죠. 이러한 인상을 통해 얻는 점은 1) 사람들의 물가 상승 심리를 꺾는 것이 우선이며 2) 실제 돈의 사용료를 올림으로써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두 번째 목표일 겁니다.
머쓱..해져버린 한국은행
칼럼을 쓰는 날짜인 7월 13일 수요일은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0.5%p)'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날이기도 합니다. 부동산 등 가계부채가 심각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환율을 안정시키고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함이었죠.
하지만 이러한 대응에 채 12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미국 CPI가 발표되며 한국은행의 이러한 결정을 사실상 '퉁' 쳐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냥 없던 셈이 되어버린 것이죠.
미국은 7월 말 1%p의 기준금리 인상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게 되었고, 이럴 경우 한미간 금리 차는 0.5%p가 나게 됩니다.(미국 2.75%, 한국 2.25%)
이자를 더 많이 주는 '미국 통장'에 예금하기 위해 투자자들은 '한국 통장'에서 돈을 빼고 미국으로 가겠죠. 환율은 더욱 치솟을 것이고 수입 원자재 가격은 상승하게 됩니다.
이미 상반기 12조 원의 '역대급' 외화를 외환시장에 풀며 환율을 방어했던 외환 당국은 7월 말에 상반기 급의 외화 유출을 감당해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모든 시나리오가 바로 6월 CPI를 통해 쓰이게 되었죠.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것은 8월(25일)에도 한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가 열린다는 점입니다. 이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은 다시 한번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미국 금리에 맞는 2.75%를 맞춰야 최소한의 중앙은행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겠죠.
시장은 이미 '경기 침체'의 마인드로 들어갔다
미국 CPI가 발표된 21시 30분, 구리 가격은 엄청난 하락세를 나타냈습니다. 일명 '닥터 코퍼'라고 불리는 구리 가격은 경기를 미리 반영하기로 유명한데요. 산업에서 전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구리 가격이 오르면 경기 호황, 구리 가격이 하락하면 경기 침체를 의미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통상 6개월 남짓의 시차를 두고 반영하는 것을 볼 때, 시장의 심리는 올해 하반기 ~ 내년 상반기 경 경기 침체가 도래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의 지표인 '미국 장단기 금리차'는 이미 0.144%가량 역전되었습니다. 이 역시 사람들의 심리가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몰리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한데요. 시장은 모두들 경기 침체를 예견하고 있는 듯 보여집니다.
한국 자산시장.. 앞으로 괜찮을까?
모두가 주목하는 '코스피'이죠. 이미 처참하게 무너진 상태입니다. 13일 충격적인 CPI 발표는 곧 연준의 기준금리 1%p 인상을 야기시킬 것이고 외환유출로 인해 코스피 하락폭은 계속 이어지겠죠.
하지만 이미 충분히 하락한 상황에서 시장 경제를 착실하게 '선반영'해온 코스피의 하락폭이 이전만큼 급격할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 같습니다. 그것보다는 앞으로 한국은행이 단행할 '빅스텝'에 대해 가계부채가 견딜 수 있을지가 걱정이 많이 됩니다.
추가적으로 9월에는 자영업자 대출 연장 만기가 도래한다고 하죠. 대출 연장이 끝나는데 금리도 올랐고, 믿을만한 집 하나 가격은 떨어질 예정입니다. 코로나19는 다시 기승을 부릴 것 같아 거리두기가 시작될지도 모르는 불안한 심리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의 매물은 이제 쏟아지는 초입에 들어서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칼럼에서 알게 된 내용 정리.
오늘 칼럼에서는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대해 다뤄보고 자산시장의 방향성에 대해 분석해보았습니다. 아마 2022년 들어 7월 13일이 가장 중요한 날이지 않았을까 생각되는데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의 충격적인 결과치로 이제 세계와 한국 경제는 본격적인 '긴장상태'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위기는 많은 피해를 낳지만 공부하고 준비된 사람들에게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 칼럼을 읽으신 분들께서는 모두 현명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중앙은행의 선택과 여러 경제 지표들을 째려보실 수 있게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