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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비 Jul 20. 2022

3가지 요인으로 분석한 물가 상승의 이유

물가 상승의 3가지 요인

오늘 이야기할 주제.


 요즘 물가 상승이라는 키워드가 자산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의 이유로 돈을 너무 풀었다느니, 전쟁때문이라느니 다양한 원인들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오늘 칼럼에서는 물가 상승을 야기하는 3가지 요인들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칼럼을 읽고 얻게 될 지식들.


 사실 지금은 '물가'라는 키워드를 공부하기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자본주의가 탄생하고 지금처럼 물가 공부를 하기 좋을 때가 있을까 싶기도 한데요. 칼럼을 읽고 나시면 앞으로 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게 되실 겁니다.


물가 상승, 모두가 주목하는 이유


 6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CPI는 9.1%로 41여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전 세계 자산시장은 충격에 빠졌고 미국은 울트라 스텝(1.0%p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하죠.


 물가가 오르게 되면 경제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민들'이 "물가가 앞으로 더 오를거야"하는 기대가 커지게 됩니다. 경제학적으로 이러한 상황을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한다'라고 하는데요.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 즉 사람들 모두가 앞으로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 예상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우선 소비자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물건을 사고 싶을 겁니다. 앞으로 물가 상승 기대치가 높은 상황에서는 오늘이 제일 저렴하기 때문이죠. 물건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물가 상승세는 더욱 거세지게 되겠죠.


 회사에서는 노동자들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물건 값때문에 월급을 올려달라고 할 겁니다. 매일매일 식당 가격이 오르는데 월급은 똑같다면 말이 안되는 상황이겠죠? 월급이 인상되고 회사는 노동자들의 월급 인상분을 그대로 회사 제품 및 서비스 가격에 전가시키게 될 겁니다.


 궁극적으로는 사회의 모든 물건과 서비스 가격이 또 다시 상승하게 되고, 사람들은 '노동 의지'를 상실하게 됩니다. 오늘 만 원이던 국밥이 다음주에 2만 원이고 앞으로도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되면 누가 일을 해서 '별로 오르지 않는' 월급을 벌려고 할까요?

물가로 촉발된 스리랑카 반정부 시위 [출처 : MBC]

 이렇게 생활이 힘들어지고, 힘든 계층부터 차츰차츰 '불만'이 터져나오게 됩니다. 이러한 불만의 씨앗은 차례대로 전염되기 시작하고 시위와 집회가 이어지며 결국 국가 시스템이 붕괴되겠죠. 지금의 스리랑카가 딱 그 위치에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통화정책을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하는 각 국의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을 막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물가 상승을 제 때 막지 못한다면 국가가 전복될 수도 있으니 말이죠. 이렇게 물가의 급격한 상승은 국가 위기급으로 위험한 이슈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가 물가에 주목하고 있죠.


'가격', 진지하게 생각해봤어?


 모든 물건과 서비스에는 '가격'이란게 있죠. 이 가격에 대해서 잠깐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물가란 어떤 제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이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과 '이정도면 내가 돈을 지불할 수 있어!'라는 협의를 하고 형성되는 가격을 의미합니다. 즉, 제품 판매자(공급)와 제품 구매자(수요)가 함께 고개를 끄덕이면 물건의 가격(물가)이 형성되는 것이죠.


 이러한 중요하지만 기본 원칙을 토대로 물가를 이루는 3가지 원리를 현재 상황에 맞게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서 인구 100명이 사는 동네에 '꿀맛 통닭'집이 있다고 가정해볼까요? 이 동네에 치킨집은 이 집밖에 없고 너무 맛있어서 사람들이 거의 이틀에 한 번은 퇴근길에 들러서 사간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통닭 가격은 1마리에 1만 원이라고 생각해보죠.


1) 시중 유동성 변화로 인한 물가 변동


 동네 의회는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모든 주민에게 10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발표합니다. 뭐 그동안 코로나19도 잘 견뎠고 이 동네의 관광수입이 예전보다 많아졌으니 주민들에게 복지 기금을 전달하겠다는 취지였죠.


 100만 원씩 받은 사람들은 통닭가게로 달려갑니다. 꿀맛 통닭 집에서는 매일 50마리의 통닭이 나오는데 사람들이 돈이 많아졌으니 굳이 가격을 유지하지 않아도 됩니다. 1마리에 1만 원씩 팔던 가격을 1만 3천원으로 올려도 돈이 많아진 사람들은 그대로 '콜'하기 때문이죠.


 그래도 통닭 한 마리의 가치는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통닭의 가치를 표현하는 '돈'이 많아지면서 돈의 가치가 떨어져 통닭을 표현하는 가격이 10,000원에서 13,000원으로 올라간 것이죠. 물건 가격은 그대로인데 돈이 많아져 돈의 가치가 떨어진 전형적인 물가 상승 현상입니다.


 돈을 동네에 많이 풀수록 통닭의 가격은 더욱 올라가는건 당연합니다. 또 동네에서 1,000만원씩 주민당 지급한다고 하면 통닭 가격은 2만 원은 거뜬히 넘어가겠죠. 반대로 주민들에게 부과하는 세금을 늘린다면 통닭 가격은 내려갈 수 밖에 없을 겁니다.


 이렇게 시중 유동성의 변화는 물가에 민감하게 반영되게 됩니다. 그래서 요즘 물가 상승세를 두고 '코로나19 때문에 미국 연준이 돈을 너무 많이 풀은 탓'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죠.


2) 공급 축소로 인한 물가 상승


 이번 예시는 동네에 돌아다니는 돈은 그대로라고 생각해볼까요? 대신에 전염병이 돌아서 닭들이 많이 폐사했다고 생각해보죠.


 시중의 유동성은 그대로이고 통닭을 먹고자 하는 사람들의 수요는 그대로인데 닭들이 통닭 가게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매일 50마리씩 생산하던 사장님은 어쩔 수 없이 30마리로 치킨 생산을 줄이게 되죠.


 통닭을 원하는 사람(수요)들은 그대로인데 통닭 생산(공급)이 줄어들었으니 사장님은 당연히 1만 원이던 통 닭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을 겁니다. 하루 매출 50만원이어야 가게가 유지되었으니 30마리를 팔면..대략 1만 7천원 정도를 받아야 본전이겠죠?


 이렇게 유동성은 그대로이더라도 공급이 줄어들면 물가는 자연스레 오르게 됩니다. 필요하면 더 내시던가~

21년 10월부터 제기된 공급망 문제 [출처 : MBC]

 코로나19 탓으로 각종 경제가 일시 멈춤 상태였죠. 항공기는 뜨지 못했고 선박들도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문을 닫은 공장들도 많았었죠. 그리고 백신 보급 등으로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다시 여행 수요 등 제품과 서비스를 찾는 수요가 이전과 비슷하게 회복되었습니다.


 이렇게 수요 감소에 맞춰서 공급을 줄여놨는데, 다시 수요가 회복되면서 야기되는 문제를 우리는 '공급망 문제'라고 불렀고 2021년 말 각종 경제 채널에서 공급망 이슈를 제기하였죠.


 추가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 최대의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원유 생산국인 러시아도 에너지를 무기로 글로벌 경제를 쥐락펴락 하고 있죠. 식량과 에너지의 공급이 공급망 문제와 함께 급감하게 되었습니다.


3) 수요 증가로 인한 물가 상승


 코로나19는 자영업자 등 많은 사람들에게 힘든 시기였는데요. 반대로 회사에 속한 월급쟁이들에게는 그렇게 큰 타격을 입히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소비를 못하고 저축되는 돈만 늘어나는 결과를 야기했었죠.


 거리두기 등이 해제되고 각종 경제활동이 회복되면서 이 수요들은 말 그대로 '폭발'하게 되었고,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서 더 많은 수요가 몰리게 되었습니다.


 '꿀맛 통닭'집이 잠시 리모델링을 위해 1달 간 문을 닫고 리모델링이 끝나자 통닭을 먹기위해 줄서있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통닭을 달라는 상황인 것이죠. 그럼 사장님은 가격을 높게 불러도 구매를 해줄 수요층이 많기때문에 굳이 가격을 낮게 팔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의 물가 상승은 3가지가 모두 겹친 상황


 자, 지금은 41년 만의 물가 상승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가를 결정하는 3가지 요소를 위에서 알아봤는데요. 정말 '역대급' 물가 상승을 보여줄만한지 한 번 짚어볼까요?


 첫 번째, 미국은 코로나19 위기로 2020년 3월 무제한 양적완화(QE)를 통해 무지막지한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했습니다. 약 2년여간 돈을 풀면서 5조 달러 가량의 유동성이 시중에 공급되었는데요. 이 규모는 그간 연준이 시장에 풀었던 금액보다 많은 수준입니다.


 즉, 역대급 돈풀기로 이미 물가가 상승할 여력은 세팅이 완료되었던 것이죠. 가만히 있었어도 물가는 상승세를 이어갔을 예정입니다.


 두 번째,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문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가 2022년 경 어느정도 걷히면서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수요'들이 회복되었습니다. 하지만 줄어든 수요에 맞춰 감소시킨 공급량이 이를 받춰주지 못했죠.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지 않아 일일 통닭 생산을 20마리로 줄이고 기계도 다 팔았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50마리의 통닭을 찾으니 통닭 가격이 오르는 것 처럼 말이죠.


 엎친데 덮친격으로 러시아 전쟁이 발발하면서 물가를 주로 이루는 곡물생산(우크라이나)과 원유생산(러시아)이 드라마틱하게 줄었습니다. 핵심 물건의 공급 감소와 기존 서비스의 수요 회복은 유동성과 함께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하고 있었죠.


 세 번째, 코로나19 이전 + @의 수요 증대와 재정 정책으로 인한 수요 폭발. 백신 보급과 오미크론 확산으로 일상생활이 회복되면서 코로나19 이전의 수요가 회복되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월급쟁이에게는 그간 모아놓은 돈으로 '돈쭐'을 내줄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면서 수요가 폭발하고 말았죠.


 이 뿐일까요? 코로나19 회복 지원금, 전국민 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재정정책은 모든 국민들의 주머니에 돈을 꽂아주었습니다. 실탄이 두둑해진 소비자들은 수요 욕구가 폭발했고 모두들 '통닭'을 사러 거리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연준은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많이 버거운 상황


 물가를 결정하는 유동성과 공급, 수요 3박자가 모두 물가 상승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메스컴에서는 '연준 = 물가 안정'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 다소 아쉬운 상황인데..사실 연준이 지금의 물가를 잡는 효과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연방준비제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멈출 수 있을까요? 아니면 코로나19 때문에 줄어든 공급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미 공급적인 부분에서 연준이 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그리고 이미 정부는 국민들에게 재정정책으로 주머니에 돈을 찔러 주었죠. 월급쟁이들의 '보복 돈쭐 수요' 역시 연준이 어찌 막아낼 도리가 없습니다. 연준이 대국민 성명으로 '돈 쓰지 마세요!' 하면 돈을 안 쓸까요?


 결국 연준은 첫 번째 지표인 유동성 축소만으로 물가를 잡아야 합니다. 즉,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긴축(QT)을 통해 시중의 돈 값을 올리고 돈의 양을 줄이는 방법으로 물가 하향을 '유도'해야 하죠. 말 그대로 '유도'이기에 자칫 잘못하다가 사람들로 하여금 "뭐야 별거 없네"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서는 안됩니다.

캐나다의 울트라 스텝 [출처 : vanchosun.com]

 그래서 캐나다 중앙은행은 이번 7월 기준금리를 1%p 인상하면서 "G7 국가 중에 가장 먼저 시장에 충격을 주겠다"고 한 이유이기도 하죠. 이번 FOMC에서 연준이 과연 울트라 스텝을 선택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칼럼에서 알게 된 내용 정리.


 오늘 칼럼에서는 물가를 올리는 3가지 요인에 대해서 현 상황에 맞춰 다뤄봤습니다. 가장 물가 공부하기 좋은 시기에 거의 모든 물가 상승 요인들을 칼럼에 담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이제 지금의 '역대급' 물가 상승이 조금 감이 잡히시나요?


 앞으로 국제 정세를 잘 살펴보시면서 위에서 언급한 3가지 요인들을 실시간으로 째려보시면 추후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정책 방향과 함께 앞으로 우리나라의 자산시장 방향도 자연스레 알게 되실 수 있으실 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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