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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비 Jun 16. 2022

물가가 오르면 왜 안 되는 걸까?

물가 상승은 왜 위험한 걸까? 쉽게 짚고 넘어가 보자

오늘 이야기할 주제.


 41년 만의 물가 상승으로 전 세계가 시끄럽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에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죠. 오늘 칼럼에서는 1) 물가가 오르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리고 2) 물가를 관리하기 위해 국가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다뤄보고자 합니다.


칼럼을 읽고 얻게 될 지식들.


 칼럼이 끝나면, 뉴스에서 지겹게 보던 '물가'에 대해서 왜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고 물가 안정을 위해 국가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새로운 관점으로 물가 안정 정책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되실 겁니다.


고양이 집사로 물가 상승을 이해해보자

 고양이를 무진장 좋아하는 A 씨는 고양이만 20마리를 키우는 집사입니다. 매일매일 1마리당 1 접시씩 사료를 주는데, 고양이들이 사료를 먹기 위해서는 애교를 3번 부려야 한 끼를 때울 수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집사 A 씨는 사료를 주면 돌아오는 애교에 매일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근데 어느 날, 집 근처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서 사료를 구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집에 있던 사료로 고양이들 밥을 줘야 하는 A 씨는 시간을 좀 벌어보고자 하는 수 없이 애교를 5번 부려야 사료 한 접시를 주는 걸로 룰을 바꾸죠.


 하는 수 없이 애교를 2번 더 부리게 된 고양이들은 "그래도 뭐.. 이 정도면!" 하며 A 씨에게 배를 뒤집으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대형마트 폐쇄가 길어지면서 사료를 구하기 어려워진 A 씨. 이번에는 한 끼당 애교 횟수를 5번에서 10번으로 늘리게 됩니다.


  애교를 10번 부려야 된다는 소식에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하고 굶겠다며 식음을 전폐하는 고양이, 집사에게 대드는 고양이, 몰래 사료통을 훔치는 고양이 등 A 씨 집안은 난리가 나게 됩니다.


 집 옆의 대형마트 폐쇄가 결국 A 씨 집의 사료를 귀하게 만들면서 A 씨의 일상은 물론 고양이들의 일상까지 망치게 되어버린 겁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을 흔드는 물가 상승


 고양이 예시, 이해가 잘 가시나요? 사실 지금 전 세계가 미국의 물가상승률에 주목하는 것도 A 집사의 사료 값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1) 전쟁으로 심화된 물가 상승

 세계 최대의 산유국인 러시아와 세계 최대의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전 세계의 원유 공급과 식량 공급이 말도 못 할 정도로 감소했습니다. 고양이들의 생활필수품인 사료를 마트 폐쇄로 구할 수 없었듯이 우리 사회의 필수품인 원유와 식량 '마트'가 전쟁으로 사실상 폐쇄된 것이죠.


 그럼에도 우리 일상은 유지되어야 합니다. 물류 운송 트럭은 오늘도 일을 나가야 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음식을 먹어야 하죠. 결국 우리 생활에서 필수적인 물품들의 가격을 올리는 방법밖에는 별다른 묘수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2) 상승하는 물가, 떨어지는 노동의 가치


 월급 300만 원의 노동자는 평소대로 생활했을 뿐인데 월 생활비 지출이 5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점심시간에 먹던 식비와 출퇴근 기름값이 상승했다는 이유에서였죠. 회사에 동일한 노동력을 제공했음에도 물가 상승 탓에 더 적은 사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물가의 상승은 이렇듯 노동의 가치를 떨어트립니다. 같은 사료 한 그릇인데 애교를 2번 더 부려야 했던 고양이들의 '애교 가치'가 떨어졌듯이, 같은 국밥 한 그릇에 더 많은 노동력을 쏟아야 하는 노동자들의 불만은 점점 쌓여가겠죠.


3) 사회 시스템을 유지해야 하는 기득권과 국가


 대형마트가 폐쇄되기 전에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사람은 당연히 집사 A 씨였습니다. '애교 3번당 사료 한 그릇'이라는 집안의 시스템이 잘 돌아가기만 한다면 매일매일 고양이들을 보며 행복을 느낄 수 있었으니 말이죠.


 하지만 사료가 귀해지며 고양이들의 불만이 쌓여갔고, 결국 집안의 사료 시스템은 무너지게 됩니다. 고양이들은 집을 나가고 집사 A 씨의 행복도 사라지고 말았죠.

베네수엘라의 초인플레이션 [출처 : 중앙일보]

 일정 수준 이상의 물가 상승은 국가를 구성하는 노동자들의 불만을 고조시킵니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고 노동의 가치가 떨어지니 시위를 하고, 폭동을 일으키거나 노동을 아예 하지 않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게 되죠.


 각기 각소의 위치에서 노동자들이 서로의 역할을 잘 수행해줘야 사회 시스템을 '돈'이라는 수단으로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일명 '기득권'들의 입장에서는 돈이 휴짓조각이 되고, 노동자들이 노동을 제공하지 않게 되면 기득권으로써의 이점이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국가 역시 국민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권력을 이어가고, 안정적인 국가 시스템 유지가 최우선의 목표이기에 물가 상승으로 인한 사회 혼란은 두려울 수밖에 없는 것이죠.


 고양이들의 애교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집사처럼, '돈'과 '노동력'으로 권력과 시스템을 누리는 집단 입장에서는 물가 상승만큼 무서운 게 없을 겁니다.


중앙은행, 물가 상승만 막아줘!

 '물가안정', 한국은행 중앙로비에 대문짝만 하게 걸려있는 문구입니다. 한국은행이라는 대한민국의 중앙은행은 이렇게 오로지 '물가 안정'만을 위해 업무를 수행합니다. 국가 시스템과 기득권의 유지를 위해서는 물가 상승만큼 무서운 게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매일매일 한국은행은 물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매달 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하면서 물가 동향을 살피고 있습니다. 물가를 잡아야 국민들이 안정되고 그래야 국가 시스템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죠.


칼럼에서 알게 된 내용 정리.

 오늘 칼럼에서는 '고양이 사료'에 비유해서 물가 상승이 위험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봤습니다. 물가 상승을 단순히 '지출 증가'로 생각했던 고양이 입장의 우리로써는 왜 저렇게 전 세계가 호들갑일까.. 싶지 않으셨나요?


 이번 글을 통해 물가 상승이 국가에게 있어 정말 중요한 이벤트구나를 이해하고, 앞으로 내려질 물가 정책들에 대해 보다 다른 관점으로 볼 수 있게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물가가 오르면 기준금리를 올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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