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삭파삭 잘 마른 귤껍질을 모아 담는다

by 강이랑


꼼지락꼼지락 귤껍질을 모아 담다가

엄마 손이 생각났다

마늘을 까고

파를 다듬고

풀을 뽑던 엄마의

엄마는 가고 없지만

도처에 엄마의 손길 가득하다

나는 엄마와 다른 내 손을 들여다본다

나는 이 손으로

누구 손을 잡고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여전히 엄마의 손 생생한데

지금 눈앞의 내 손은

묵묵히 내 손길을 기다리는 것들을 방치했다

나는 파삭 마른 귤껍질을 모아 담고

밀린 수건 빨래를 하고

프라이팬을 닦는다

그러다가 나의 손은 시 한 편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