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찬 겨울 내내 검은머리 쇠박새 말고는
찾아오는 이 없었건만
꽃 피자마자 직박구리 소란스럽다
먹을만한 게 있는 거겠지
족히 스무 마리는 오고 갔으려나
바싹 타들어가던 마른 가지일 땐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찾지도 않더니
귀신 같이 찾아와 마구마구 찌르는구나
다디단 꿀이 있어서겠지
아니지
비바람 맞아가며 피운 꽃인데
아무도 안 오는 것보다야
시끄러운 직박구리가 찾아와 준 것도 다행이려나
모처럼 꽃을 피웠는데 찾는 이 하나 없다면 서럽겠지
사람들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며 상찬하지만
옹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인 일일까
2.
얼마나 기다렸던가 노란 생강나무, 홍 백 청매화, 하얀 목련, 귀여운 살구꽃, 붉은 명자꽃, 이날이 오길 얼마나 얼마나 기다렸던가...포롱, 포롱
삐익 삑 직박구리는 봄의 나무가 한꺼번에 꽃을 피우자 기쁨에 겨워 봄의 나무가 그러거나 말거나 온 마을이 떠나갈 듯 소리소리 지르더니 봄의 나무 나무마다 바삐 옮겨 다니며 모처럼 핀 꽃잎을 절반이나 바닥으로 툭 툭 떨어뜨리고는 이런 호사 또 언제 누릴까 싶어 이 꽃잎 저 꽃잎 돌아가며 꿀을 먹느라 제정신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