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여행
지난 여름 날의 기억 ... ,
뜨거운 햇살과 함께 집으로 걸어온 날은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한다. 여름 안에서 물과 몸은 친구가 된다.
더워서 예민해져서 일까?
퇴근 후에도 일터에서의 잔상이 눈꺼풀과 어깨에 남아있는 듯 하다. 그래서 깨끗한 물로 나를 따뜻하게 녹여내는 걸까?
물, 여름, 햇살… … .
Bali에서의 한 순간이 떠오른다. 무념무상, 물과의 물아일체… … .
누사두아 비치에서 래쉬가드와 코코넛 음료로 햇살을 맞을 준비를 하였다. 열매 속에 빨대를 꽂고 쭉 들이키자 가슴에 파도가 밀려왔고 튜브를 들고
바다로, 바다로 향했다.
동그란 튜브 위에 두 팔을 얹고 턱을 올려놓는다. 다리를 살랑살랑 저으며 바다의 물방울 중 하나가 된다.
파도 치는 물에서는 힘을 빼고 눈을 감고 있어도 이리저리 유유자적 흘러간다.
그런 경험, 기분은 새로우면서도 아주 익숙하고 평온한 느낌이었다.
‘마치 엄마 뱃 속의 태아가 된 기분이랄까?’
어디로 나아가려 바둥거리지 않아도, 그저 숨만 쉬는 이완의 상태여도, 바다 품에서 자유롭게 떠도는 물이 된 기분……!
태양의 센 기운에 피부 껍질이 벗겨졌어도 그 부드러운 물의 기억은 잊을 수 없는 동화 가 되었다.
일상에서는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기 위해,
혹은 굳이 꼭 될 필요가 없는 그 ‘무엇’을 위해
어깨에 힘을 주고 목표를 clear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더욱 어깨가 아픈가 보다.
그 날 바다에서처럼…… . 그런 자세의 삶을 살고 싶다.
그냥 그대로 있어도 괜찮은.
그냥 원래의 나대로 있어도 유유히 흘러가는 공기 같은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