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송정 장명선 질문하고 단연 오늘 답하다.
싫은 것이 많다는 건 몇 안될지언정 좋아하는 것을 확실히 안다는 뜻입니다.
좋아하는 것이 몇 안되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기에 더 아끼고 힘껏 좋아합니다. 특히 모양이 없고, 딱히 소용도 없지만 따뜻하고 다정한 것들을 좋아합니다.
여행지에서 나를 위해 골라 무거운 짐가방에 조심히 싸서 들고 온 선물, 이를테면 냉장고 자석같은-
난처한 순간에, 힘든 시간에 불쑥 건네주는 커피 한 잔이나 메모지 같은 것-
갑자기 생각이 났다는 메신저 연락이나, 우유를 못 먹는 내 취향을 기억해 고른 내 생일을 축하하는 초코케이크 같은 사소하고 따뜻한 것들.
가끔 무너질 것 같은 마음이나, 버텨야 해서 버티는 버거운 순간에 그런 순간들을 끄집어 와 야금야금 베어먹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내 볼 마음을 다잡는 사람입니다.
그런 낭만으로 버텨내는 사람, 오만가지에 덕지덕지 의미를 부여해서 없던 낭만도 만드는 사람.
누구나 가슴 속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씩 품고 사는 낭만은 있다고 믿으면서 쓴 인생을 조금은 덜 쓰게 즐겨보려는 낭만주의자 입니다.
P.S.
심지어 이번 주를 버틴 낭만은 회사 앞 새로 생긴 카페에서 점심에 사먹은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컵홀더에 손글씨로 쓰여진 '소중한 사람의 커피'라는 사장님의 낙서였습니다.
그리고 그 정성을 차마 버리지 못해 책상에 컵홀더가 벌써 4개나 쌓여 있지요.(웃음)
2025년 송정화실 회원전 <Our Universe>의 작품준비를 위해 2024년 6월부터 시작된 송정 장명선 선생님의 질문에 대한 답을 기록한 단연 오늘의 작가노트에서 발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