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기간에 적응하게 되었다. 몸은 서울에 있지만 해외 시차로 살고 있다. 10~11시에 일어나서 새벽 3~4시에 잔다. 12시에 자려고 누워도 3시까지 잠이 오지 않는다. 최근에 약을 바꿔서 수면 유도제를 추가했지만 소용없다. 일주일 먹어본 느낌으론 일단 잠에 들어야 약효가 나타나는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는 게 정말 고역이다. 겨우겨우 일어나 한자리 수 시간에 일어나지 못했다는, 익숙한 죄책감에 휩싸인다. 각성제가 들어있는 듯한(?) 먹으면 가슴이 콩콩 뛰는 아침 약을 먹고 커피 한 잔을 마시고 나서 겨우 정신을 차린다. 아마 심장이 두근거리는 거에 놀라서 온몸이 깨는지도?
시간이 있지만 잔고는 한정돼 있다. 쉬는 대신 글 쓰는 유예시간을 받은 거다. 하반기 안에 어떻게든 결과를 내자. 정말 일말의 결과도 나지 않으면 닥치고 사회로 돌아가자. 회사 다니기 싫어서 열심히 타이핑을 친다. 8시간 일했던 그때를 떠올리며 8시간은 엉덩이를 붙이고 있기로. 손끝에서 쓰레기를 생산하는 기분이 들고 손가락 연골을 일부러 자극하는 느낌이다. 뭘 하고 있는 거지. 아냐 난 할 수 있어. 뭔 짓거리 하는 거지. 먹을 걸 찾아 돌아다니는 비둘기처럼 생각이 왔다 갔다 한다. 비참하진 않고 무의식적으로 떠올리는 거니 동정은 안 받겠다.
목표한 분량이 있는데 저녁을 향해 시간은 거침없이 흐른다. 회사였다면 남은 3시간 퇴근 카운트다운을 했을 무렵이다. 몸이 나른해지면서 딴짓도 알음알음했을 거고. 저녁이 오면 그때부턴 말똥말똥하다. 새벽 3시까지 달리고 나면 정신은 곤두서고 몸은 뻐근하다. 시험공부하려고 커피와 에너지 드링크를 과다 섭취했지만 결국 포기하고 자는데 잠이 안 오는 기분이랄까. 겨우 잠들면 다시 오전 10시.
내 인생에 정녕 오전 7~8시는 없는 걸까. 밤을 새우면 7시를 맞이 할 순 있겠다. 글을 쓰고 있는데 풀리지 않아 지금 상황을 브런치에 끄적인다. 그야말로 글쓰기를 도피하는 글쓰기. 크롬 뒤로 한컴이 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