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만든 영화 _10

독립장편영화 1년간의 프로젝트

by 구쩜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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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케이션정리목록)




"여기는 촬영을 해도 예쁘지 않을 것 같아. 다른데는 없을까?"


촬영이 3일 남았는데 아직도 로케정리가 되지 않았다.

처음에 어렵게 생각했던 '모텔'대여는 오히려 쉽게 촬영협조가 되었고, 편하게 생각했던 반지가게와 웨딩샵이 문제 였다.


영화의 내용상 철수가 충격을 먹고 한편으로는 민희에게 이별을 생각하게 하는 결정적인 장소가 두 장소이다 보니 감독을 맡은 은총형도 굉장히 진지하게 장소를 생각했다.


"철수가 반지를 고르고 뛰어나가야하는데 여기는 촬영하기 괜찮을까?"

"강남역 앞이다보니 대로변 촬영이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안에는 굉장히 넓어서 가능할 것 같아요."

"촬영은 가능하대?"


처음에 고른 장소가 '강남역'부근이었는데 3군데 후보 중 촬영이 가능한 곳은 한 곳 이었다. 브랜드매장은 아무래도 본사차원에서 허가가 내려와야 가능했고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 사장과 얘기를 잘 하면 되는데 문제는 안이 비좁았다. 촬영일정 상 뱅뱅사거리 쪽에 위치한 협찬치과에서 의사선생님과 민수가 대화하는 장면을 찍고 이동해서 오기에 강남은 그야말로 '딱'이었다. 아니 그 반대로 반지가게를 들리고 넘어오기에도 동선이 최선이었다. 우리가 60분의 장편영화를 찍으면서 고작 찍을 수 있는 시간이 딱 3일이었다. '3일'

'3일'동안 60분의 영화라니? 정말 일정을 타이트하게 최대한 짧은 동선으로 효율적으로 찍어도 될까 말까한 빡센 미친 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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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일촬표)


신사에서 강남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뱅뱅사거리로 끝내는 첫날 동선은 그야말로 최선이었다.


"시간이 강남쪽 아니면 신사가 뱅뱅넘어가기 좋아서 아무래도 강남쪽에서..."

"아니야. 조금만 더 찾아보자?"


사실, 은총형 말이 맞았다. 그런데도 왠지 우기고 싶은 심정이었다. 2주동안 발이 아프게 강남을 뛰어다녔다. 그러다보니 큰 단점이 없으면 촬영장소로 정하고 싶었다. 반지가게 말고도 남았기에.

정말 중요한 장면인 '웨딩샾' 씬도 장소를 확정짓지 못한 상태였다. 3일 뒤가 촬영인데......

그런데 사람이 맡은 역할에 따라서 확실히 보이는게 다른 것 같았다. 일정에 쫓기는 제작일을 맡은 나와 다르게 전체적인 영화내용에만 신경쓰고 있는 사람과는 말이다.


결국, '반지가게'는 다른친구들이 찾아보기로 하고 나는 '웨딩샾'을 찾기 시작했다.




이번에 '영화제작'이라는 일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게 있다.

바로, '돈'이라는 것이다.


사실, 3일간 촬영하는 (추가촬영1일이 늘어나서 4일을 촬영했다) 일정을 짠 것도 다 '돈'이 없어서였다.

빠듯한 영화제작예산으로는 도저히 일정을 여유롭게 짤 수가 없었다. 이리저리 드는 돈이 참 많구나 새삼 느꼈다. 예산을 초과하는 현실을 느끼며 나는 은총형에게 따로 얘기를 했다.


"형, 예산에 대해서 할 얘기가 있는데요."

"응? 왜?"

"우리가 원래생각한 예산이 400인데 아무래도 600은 들 것 같아....."

"어?"


200이라는 돈의 증가는 형에게도 나에게도 부담스런 크기였다.


"많이 부족해?"

"처음에 짰던 예산에서 대관하고 이리저리 사용하는 초과지출비용들이 생겨서......"

"일단 그럼 쓰고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네. 일단 알고 계시라고 말한거에요."


엎어진 물이다.

어차피 가야 할 길이고 이제는 물러설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마이너스를 긋더라도 완성은 시켜야 한다.


"응, 내가 얘기해놓을테니까 한번 만나보고 괜찮으면 거기해."


그 어렵던 '웨딩샵'도 아주 딱 맞는 최적의 장소를 지인찬스로 소개받았다.


'내일부터 촬영입니다. 지금까지 고생하셨고 촬영3일! 다치지 않고 모두 건강히 재밌게 촬영해봅시다! 화이팅'


이제 촬영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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