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만든 영화_15

독립장편영화_1년간의제작노트

by 구쩜사오
"끝났다!"


추가촬영까지 모두 마치고 나서 한 딱 한마디였다. 한달간의 대본초고작업과 대본수정을 포함한 2달간의 프리작업, 그리고 총 4일에 걸친 촬영으로 우리들의 '첫 장편영화'촬영이 종료되었다. 크랭크업이라고......

사실, 그동안의 고생들이 눈앞에 청사진마냥 빠르게 지나가면서 울컥하며 울고 불고 할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이제 '편집'으로 넘어가야했기때문이다. 또, 우리의 마지막씬이 새벽에 끝나서 (또 결국 밤을 꼬박 새워 추가촬영을 했다) 온몸이 녹초인 상태였고 촬영감독과 나는 장비반납을 하러 신논현역으로 바로 넘어갔다. 반납을 해야 하는 렌탈샵오픈 전 시간이라 신논현역에 위치 한 24시버거킹에서 장비와 함께 햄버거를 먹으며 기다렸다. (사실, 입으로 먹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장비반납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이틀간은 아무생각없이 쉰 것 같았다. 몸살기운도 있는 것 같았고 모든 에너지를 다 쏟은 상태였다. 영화의 편집은 감독인 은총형과 촬영감독이 맡아서 해내는 작업이었기에 제작PD인 나는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하고자 친구와 함께 부산으로 떠날 계획을 세웠다. '부산' 듣기만 해도 설레는 단어아니던가? 서울의 빡빡한 생활에서 빌링숲을 떠나 해운대의 그 수평선을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레기 시작했다. 그래, 이래서 열심히 일하고 떠나라고 하는구나. 친구와 함께 그렇게 여행계획을 시작했다.


81ae594cbf44968a15f85ef92637412f6bedff22.jpg 크라우드펀딩 리워드품목

여행과 동시에 나는 편집이후를 준비하기로 했다. 우리영화를 후원해준 지인분들께 리워드를 비롯한 시사회까지, 해야 할 일들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시사회장소를 비롯한 리워드품목제작 준비에 들어갔다. 일단 제작의뢰 할 곳들을 뽑아보고 감독, 조연출과 함께 상의해서 결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티셔츠와 머그잔제작, DVD, 그리고 시사회. '시사회'는 듣기만 해도 설레는 단어였다. 2017년 상반기동안 우리의 열정을 태운 작품을 사람들에게 보여준다고 하니말이다. 그렇게 대략적인 조사를 끝내고 나는 부산으로 떠났다.


"역시 바다는 진리다."


부산의 바다에서 나는 그동안의 고생을 털어버리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멋진장소와 맛집들을 찾아다니며 친구와 함께 즐겼다. 부산의 예쁜카페가 모여있다는 '송정'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여행의 필수코스인 '인증샷'을 찍으며 놀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예 형!"

"으응~ 잘놀고있어?"

"ㅎㅎ 그럼요. 저 부산입니다!"

"어 부산갔구나?"

"네네~~!! 편집을 잘되어가시나요?"

"편집말이야..."

"네에~!"

"아무래도 영화가 길게 나올거 같아."

"네?"

"70분정도?"

"네????"


우리가 애초에 기대한 영화의 총 상영시간은 40분이었다. 사실, 30분이 단편영화로 가장 좋았지만 영화를 찍다보니 이게 단편영화분량으로 줄이지는 못하겠구나, 그래서 잡은게 중편영화시간이었다. 그런데 70분? 그렇다. 사실, 처음부터 '장편영화'를 만들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다 만들고나서야 우리가 만든게 '장편영화'였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데 70분이라니?????


"형...너무 긴거 아닐까요?"
"그래서 줄이고는 있는데 일단 70분이 최선이고 더 줄여봐야지."

"고생이 많으십니다."

"어 서울와서 편집하는 데로 오고 그래."

"그럼요, 가야죠! 연락드리겠습니다!"

"으응 잘놀고!"

"네 수고하세요!!"


부산의 바다내음을 맡으며 제작PD로서의 또다른 고민에 빠졌다. 영화가 길어진만큼 지루하지는 않을까? 관객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을까? 우리가 낼 수 있는 영화제는 몇프로나 줄어들었을까? 배급사는 영화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할까? 여행가서 일을 생각하면 제대로 못놀지만... 그렇게 마음은 벌써 서울을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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