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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쩜사오 Dec 15. 2020

좀비는 국적에 상관없이 세다

넷플릭스 <킹덤> 리뷰

 수많은 좀비영화가 21세기를 지배하고 있다. <새벽의저주>같은 코믹장르부터 <좀비랜드>같은 잔혹하지만 작품성을 인정받는 작품까지... 하나의 b급장르로 여기기에는 이제는 하나의 '좀비장르'로 미디어의 한획을 사로잡고 있다.  좀비의 어마무시한 속도감, 혹은 아픔을 느끼지 못하고 자신의 발을 찢기고 뜯겨도 돌진하는 돌진력,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잔혹함, 이런 것들을 '영화'를 통해서 우리는 실제처럼 빠져 감상했다. 그래도 우리와 좀비 사이에는 현실이아니라는 확실한 믿음이 있다. 현실에서는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그런 믿음.


그런 좀비가 점점 우리 삶을 파고든다. 좀비같은 인간들이 사회에서 선량한 이들을 괴롭히고 빼앗고, 피를 흘리지않더라도 목숨을 가져가지 않더라도 그런 그들의 행동이 좀비와 다를바가 무엇인가?


'웜바디스'의 좀비는 좀비였다가 심장이 뛰기 시작하면서 사람이 된다. 그것만보면 '아, 착한 좀비구나.'라고 할 수있다. 그래도 그들은 사람을 먹는다. 인간이 소,돼지를 먹는 것과 다를바가 없다. 누군가를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우리는 모두가 '좀비'일수도 있다. 나도 그렇고 내게 사랑스런 사람들도 말이다.


 '좀비'는 이제 보편적인 키워드가 되었다. 좀비는 세계어느나라건 이해가 되는 하나의 캐릭터가 되었기에 풀린동공, 피를 향한 집착, 아파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고 그저 이빨로 뜯는 모습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다.  동서양이 '좀비'를 고유명사로서 쉽게 이해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서양에서 시작된 '좀비'가 동양에서 만들어지면 그들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에 대한 대답은 넷플릭스의 <킹덤>이 대답이 될 것이다.


서양에서는 전지전능한 신이라는 의미인 'God'를 머리에 쓰고 칼을 들고 달리는 양반들의 모습. 참 아이러니하다. 어쩌면 조선시대의 양반들이 서민들에게는 그런 존재였을지도 모르겠다. '킹덤'은 빠른 스토리전개와 서양의 좀비보다 더 빠른 좀비의 속도감, 배우들의 열연과 예쁜 미술을 바탕으로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킹덤'의 제작이 알려졌을때 작가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한편 작품이 잘되겠냐는 반응도 많았다. 특히, '넷플릭스'라는 기존의 흔한 영상송출매체가 아닌 새로운 방식을 통한 영화,드라마 개봉은 낯설었다. 그 첫단추를 '킹덤'이 도전한것이었다.


'킹덤'은 2편까지 나오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한국형좀비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인기를 끌었고 시즌3를 기다리고있다. 작품을 통해 배우들도 알려지게되었으며 무엇보다 '좀비'연기에 대한 전문성을 연구하며 서양의 좀비아카데미 만큼이나 훈련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좀비'의 성공은 아무래도 '부산행'을 들수있다. '부산행'은 한정된 기차라는 공간안에서 벌어지는 현대좀비물이었다면 '킹덤'은 한시대가 배경인 새로운 좀비영화였다. '한복'을 입은 좀비의 모습은 신선했고 빠른 속도의 좀비는 충격이었다. 좀비에 대한 탄생설정은 서양과는 다르지만 사람을 공격해서 전염시키고 피에 집착하는 것은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반성인보다 훨씬 힘이 강하다는 설정은 '킹덤'이나 기존의 서양영화속 좀비는 같다.  


그야말로 좀비는 국적에 상관없이 세다.


 때로는 '좀비'보다도 더한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들이 추악한 좀비의 모습을 보여준다. 작품속 악역들, 그리고 현대사회 속 악역들말이다. 그들은 권력을 손에 쥐고 사람들을 핍박하고 자신의 개인적욕망을 위해서 추악한 짓을 밥먹듯이 한다. 사람같지도 않은 인간들.


국적에 상관없이 이런 좀비같은 자들은 존재한다. 

모든 영화 속에서 항상 존재했던 이런 '좀비같은 인간들'.

킹덤 또한 그들을 세계관에 넣어서 비판하고 있다.


왕손을 갖기 위해 임산부를 모아 그들에게서 아들을 뺐고 죽이는 자들.

권력을 갖기 위해 온갖 더러운 짓을 마다하지 않는 자들.


우리는 그런 자들을 단칼에 베는 '킹덤'에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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