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소녀들의 <PINK TAPE>

F(x) 정규 2집 'PINK TAPE'를 리뷰해 보았다

by 투데이즈
'Pink Tape' f(x) The 2nd Album
에프엑스의 정규 2집으로, 2013년 07월 29일에 발매되었다.


록곡

01. 첫 사랑니 (Rum Pum Pum Pum)

02. 미행 (그림자: Shadow)

03. Pretty Girl

04. Kick

05. 시그널 (Signal)

06. Step

07. Goodbye Summer (f(Amber+Luna+Krystal) (Feat. D.O of EXO-K)

08. Airplane

09. Toy

10. 여우 같은 내 친구 (No More)

11. Snapshot

12. Ending Page





들어가며.

개인적으로는 에프엑스 라는 그룹에 굉장한 미련이 남는다. 이제는 멤버들이 뿔뿔이 흩어져버렸지만... 에프엑스가 활동을 지속했더라면 얼마나 더 많은 명반이 나왔을지. 아쉬움이 남는 그룹이다. 아마 그 아쉬움마저도 에프엑스를 그리워하고, 아끼는 사람들이 많으니 생겨난 감정일 거라 생각한다.


에프엑스는 데뷔 때부터 신선함으로 똘똘 뭉친 그룹이었다.

SM의 색깔을 나타내는 그룹.

샤이니와 에프엑스가 바로 그 상징이었다.

독특함, 특별함, 미지의 것. 익숙하지 않은 것.


사실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 낯선 것을 전파시킨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사람들은 낯선 것을 쉽게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에프엑스는 참 특별한 그룹이었다. 사람들은 에프엑스의 '독특함', '낯선' 이미지를 사랑했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소녀들의 이야기가 담긴 <Pink Tape>를 기록해 보고자 한다.





타이틀곡. "첫 사랑니"

첫사랑의 풋풋함, 첫사랑의 아픔.
첫사랑이라는 키워드를 '사랑니'에 비유한 게 참 독특하다.

가사를 보면 사랑니에 대한 특징들로 나열이 되어 있는데, 이 묘사들이 첫사랑의 아픔과 교묘하게 맞물린다.

네 맘 벽을 뚫고 자라난다
.
아야! 머리가 아플 걸 잠도 오지 않을 걸
.
이거 어쩌나 곧게 자란 아일 기대했겠지
.
삐딱하게 서서 널 괴롭히겠지
.
힘들게 날 뽑아낸다고 한대도 평생 그 자릴 비워두겠지


작사가의 이력을 보면 NCT DREAM의 '마지막 첫사랑' 작사가이기도 한데... 첫사랑을 이렇게 표현하는 게 참 재치 있기도 하고 독특하기도 하다.


'첫 사랑니'라는 곡은 귀로만 즐기는 음악이라고 하기엔 아쉽다.

무대를 보면 시대를 앞서간 곡이라는 게 느껴진다.

당시에 민희진 아트 디렉터가 직접 디렉팅 하면서 가져온 '테니스 스커트'는 그 해 유행을 휩쓸었고,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입는 종류의 스커트이기도 하다.





주관적인 수록곡 BEST 3.



#Goodbye Summer


수많은 사람들이 명곡이라고 부르는, 아이돌 수록곡 베스트 목록을 세웠을 때 빠지지 않고 꼭 들어가는 곡이다.

작곡가가 에프엑스 멤버인 엠버이다. 사실 이 곡은 에프엑스의 핑크 테이프에 수록된 곡뿐만 아니라, 멤버 엠버의 솔로 앨범에 'I Just Wanna'라는 곡으로 수록되어 있다. 굿바이 써머의 한글 가사와는 다르게 영어 가사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엠버의 영어 랩 파트는 동일하다. 'I Just Wanna'는 'Goodbye Summer'의 원곡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기억 조작 노래'라고 부르는데, 가사와 멜로디가 굉장히 서정적이다.


기억해 복도에서 떠들다 같이 혼나던 우리 둘 벌서면서도 왜 그리도 즐거웠는지 알았어
.
.
.
졸업하기 전날 많이 울던 너 남자라고 꾹 참던 너 하고 싶었던 말 못하고 뜨거웠던 그 여름처럼 안녕
.
.
.
친구라는 이름 어느새 미워진 이름 감추던 감정은 지금도 아픈 비밀의 기억일 뿐 우리 사인 정리할 수 없는 사진 보면 가슴 아린 Story


들으면 없던 학창 시절의 추억, 짝사랑이 생겨나는 기분을 느끼게 해 주는 노래이다.

서로 간의 풋풋하지만 아쉬웠던 첫사랑을 표현한, 서툰 감정이 잘 묻어나는 곡이다.

아마 멜로디도 멜로디이지만, 가사가 이 노래를 '기억 조작 노래'에 들어가게 한 큰 요소가 아닌가 싶다.


마치 과거의 일기장을 다시 펼쳐보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과거 사랑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첫사랑을 회상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Pink Tape'라는 앨범 자체가 명반이기는 하지만, 이 곡은 에프엑스의 데뷔 후 모든 곡들을 통틀어서 베스트 3위 안에도 들 수 있지 않을까.





#Ending Page



보통 에프엑스의 'Pink Tape' 앨범 중 선호도가 높은 곡이 'Goodbye Summer', '미행', 'Airplane'이다.

개인적으로는 Pink Tape 속 숨겨진 명곡이라고 생각한다. 굿바이 써머만큼 가사가 서정적이고 아름답지만, 굿바이 써머가 코리안 하이틴 같은 느낌이라면 엔딩 페이지는 제목처럼 동화 속 마지막 장을 써 내려가는 느낌의 곡이랄까.


에프엑스의 활동이 멈춰있는 지금, 더 와닿는 곡이지 않나.


넌 그런 적 없니 더
외로울 때 넌 그런 적 없니
눈물이 날 때

우리 소설의 Ending Page
함께 넘기면 무슨 얘길까

넌 가봤니 먼저 내 모습 어때
넌 가봤니 먼저 나 눈을 뜰 때
수없이 썼다가 지워진 그 위에
우리 사랑이 남길 기대해

날 시계태엽처럼 돌려 날
행복했던 때로 돌려

네 표정을 볼 때 가장 설레었던
순수함을 찾아줘






#미행 (그림자: Shadow)



이 앨범을 관통하는, 가장 전체적인 분위기를 잘 나타내 주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수록곡 배치도 타이틀 곡인 '첫 사랑니' 바로 다음 트랙에 위치해 있다.

아트 필름 영상에서도 미행의 inst를 사용하고 있다.


미행이라는 곡은 사랑스러운 멜로디처럼 들리기도 하지만, 얼핏 들었을 때는 약간 무서움, 섬뜩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가사도 '그림자'의 입장에서 쓰인 곡이지만, 사람에 대입해서 본다면 꽤나 헉. 하게 되는 가사랄까.

하지만 부제목도 '그림자'이고 곡 자체도 그림자의 입장에서 쓰인 게 맞으니까 그 관점에서만 본다면 참 독특한 발상이다.


해가 뜨고 나면
발을 맞춰가며 또 함께 걸어가
난 많이 많이 또 빠져들고 있어
달이 뜨고 나면
넌 내 품 안에서 또 잠이 들어가


해가 뜨면 함께 하고, 달이 뜨면 사라지는 그림자에 빗댄 가사.

양면적인 모습을 보여 주는 것 같기도 하고 발상 자체도 독특하다.

여기에 멜로디까지도 평범하게 흘러가는 게 아니라 통통 튀는 듯한....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면서도 오싹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멜로디를 듣고 있자니 절로 박수가 나오는 곡이다.






Pink Tape의 Art Film


https://youtu.be/r4u3BzM0rqo


레트로, 몽환적, 빛, 색채 모든 게 독특하면서도 조화롭다.

이 앨범은 정말 K-POP 역사에 오래도록 기억될 수밖에 없는 명반이다.


민희진 아트 디렉터가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왔던 에프엑스라는 팀에 대한 이미지, 자신의 경험과 이상을 완벽하게 반영한 앨범인 것 같다.


스토리가 담겨있는 음반.

아트 필름 역시 하나의 작품 같다.

앨범 디자인인 핑크색 비디오테이프와 딱 맞는...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레트로한 느낌의 감성 아트 필름.


이 아트 필름 하나가 에프엑스의 'Pink Tape'라는 앨범 전체를 축약시켜 놓은 것 같이 느껴진다.

아트 필름부터 시작해서 앨범의 디자인, 무대 의상, 수록곡 모두 스토리로 꽉 차있다.

모든 게 어우러져서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진 것이다.


민희진 아트 디렉터가 직접 총괄한 앨범이기에 더욱 에프엑스의 색깔이 묻어있는, 에프엑스만의 독특함과 사랑스러움이 담겨있는 음반.


Pink Tape라는 음반이 나온 지도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지금 들어도 촌스럽지 않고 세련됐다.

이때쯤 SM의 A&R 팀이 가져온 곡들은 정말 경이롭다고 말할 수밖에...

아마 지금으로부터 또 10년이 흐른 뒤에 들어도 촌스럽지 않을 것 같다.


정말 먼 훗날에 들어도 '레트로'라는 감성이라며 하나의 장르로 취급받을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이런 독특한 음반이 또 나올 수 있을까?


에프엑스만의 감성이 진득하게 묻어있는,

아직까지 사람들이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있는 <Pink Tape>.



그 시절, 우리가 지독하게 사랑했던 소녀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음반을 리뷰해 보았다.

다시 한 번 에프엑스의 이야기가 새롭게 써내려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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