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방에 문을 열면 어디든 맘먹은 대로 이동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신비스런 빨간 방에 마법의 문이 있었다.
이 마법의 문은 여는 사람이 생각한 곳으로 데려다 주는 마법이 있었다.
사람은 빨간 방의 마법문을 발견하곤 시험 삼아 산책로를 생각했다. 그러자 문이 열렸다.
사람은 산책로를 걷게 되었다. 그런데 너무 더워서 땀이 났다.
사람은 바닷가로 향했다. 그런데 바람이 너무 불었다.
사람은 들판으로 갔다. 들판은 탁 트이고 시원해서 딱 좋았다.
그래서 왠지 심심했다.
사람은 도시로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도시는 너무 시끄러웠다.
그래서 시원한 도서관으로 가기로 했다.
도서관에 앉아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보니 자신도 간만에 공부가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책을 빌려 공부를 하는데 영 머리가 돌지 않았다.
사람은 집에 가서 자기로 했다.
그런데 문이 열리자 어둠이 그를 덮치기 시작했다.
사람이 잠을 생각하자 꿈으로 이동하게 된 것이었다.
꿈에서는 꿈에 명령에 따라야 했다.
사람은 꿈에 갇히게 되었다.
사람은 역사책에서 본 전쟁터를 끌려가고 뜨거운 화성에도 끌려가고
몹시 추운 북극에도 끌려갔다, 태평양에서는 상어에게 잡아먹힐 뻔했다.
사람은 잠에서 깨어나기만을 기도하고 기도했다.
결국 사람은 길고 긴 시간동안 온갖 고생을 한 이후에야 잠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사람은 다시는 저 문을 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다가 사람은 꿈에 갇혀 있을 때 오아시스에서 마셨던 물 생각이 났다.
물론 갈증 때문이었지만 뭔가 신비로운 맛이 났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절대로 문을 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번에 잘못되면 정말 영영 잘못될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도 물은 정말 맛있었다.
딱 한번만 가볼까?
딱 한번만?
문은 호기심을 덫으로 놓고 오래간만에 먹게 될 식사를 기대하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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