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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유 Jan 23. 2022

용의 봉인

용이 스스로 자신을 봉인했던 이유.


용은 지쳤다. 

숫한 오해로 미움을 받았으며 인간들의 두려움과 저주를 받았다. 

용은 수많은 도전자들의 결투신청을 받아왔으며 

몸은 도전자들이 남긴 기록들로 성한 곳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저주받은 용은 세상 누가 찾아와도, 어떤 군대가 몰려와도 

그들을 해치워버릴 힘이 있었다. 

용은 너무 지쳐서 그들에게 목숨을 내놓고 죽어줄 마음도 여러 번 있었으나

숨길 수 없는 압도적인 힘으로 인간들은 모두 용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인간들은 계속해서 도전해 올 것임을 용은 알고 있었다. 

그것이 인간들은 숙명이라고 생각했고 

용은 그 숙명의 희생양이었다. 

그래서 용은 자신을 봉인시키기로 마음먹었다. 

거대한 몸으로 하늘 위를 날아오르며 포효하는 그 영광은 사라질 태지만, 

작은 육신이나마 마음 편히 삶을 누리고 싶었다. 

용은 여러 모습으로 자신을 봉인 시켰다. 

이런 미물이라면 인간들도 더 이상 괴롭히지 않겠지 라며 인간들을 믿은 채. 

그리고 가끔, 아주 가끔은 인간들의 눈을 피해, 

날개를 펼쳐 하늘을 날았다. 

가끔 이 모습이 들통 난 적도 있었지만

자신은 전설 속에 남았기에 

자신을 본 목격담은 전설에 덧붙은 가십거리로 남겨질 것을 알았다. 

용의 이야기를 들은 개구리는 꽤나 낭만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낭만적인 이야기일 뿐 낭만적인 사실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개구리는 그날 밤, 용으로 변한 자신이 하늘 위로 날아올라 자유롭게 나는 꿈을 꿨다.

꿈에서 깬 개구리는 그것이 꿈이 아닌 기억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한낱 우물가의 미물이지만 과거 하늘을 지배하던 용의 후손이라고 

스스로 믿기로 했다. 

그리고 용의 후손은 힘껏 날아올랐다. 


https://youtu.be/IOaDYgQ0a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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