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끝과 시작이 함께 머무는 계절이다.
한 해와 다음 해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시간.
폭닥폭닥한 니트와 따뜻한 라떼,
크리스마스라는 낭만과
새해의 희망이 공존하는 순간들,
그리고 딸 아이의 탄생이 함께해
이 계절을 더 좋아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4년 반의 결혼 생활 끝에,
겨우 만 두 살이 된 딸 아이와
다시 혼자가 되기로 결심했던
지난 겨울은 달랐다.
그 계절은 몹시도 시렸고, 지지리도 길었다.
영원히 돌아오지 않길 바랄 만큼 아팠다.
그런데 지금,
또다시 겨울 앞에 마주한 나는 생각보다 괜찮다.
완전히 괜찮아졌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꺼낼 수 있을 만큼은.
그래서 이 이야기는 그 시간을 통과하며
조금씩 나를 찾아가던 순간들의 기록과 함께
시작한다.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었던 감정들을 적어두고,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인지
다시 알아가던 시간들.
그렇게 슬픔만은 아니었던 시간 속에서
작은 행복을 다시 찾아가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