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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짜리 남자아이가 아기였던 때엔 가방 안에 기저귀, 물티슈, 쪽쪽이, 장난감.. 많은 준비물들이 필요했다. 크고 무거워진 가방에 내 걱정거리들을 잔뜩 담았음에도 의자 귀퉁이에만 엉덩이를 걸치기 시작한건 그쯤이던가.
요즘엔 기저귀 가방이 아닌 내 가방에 여름엔 물 두병, 겨울엔 물 한 병을 챙겨 나온다. 옷에 음식이 묻거나 배변 실수를 해서 옷을 갈아입어야하거나, 물티슈를 연달아 뽑아야 할 일이 줄어들었다. 실제로 그러하기도 하고, 내 겁도 줄어든 것이다.
젖은채로 더러워진채로 다니거나 아니면 중간에 일정을 멈추고 집으로 다시 돌아가거나 주변에서 대체할만한 것을 구매하기도한다. 다른이들은 애시당초 있었던 융통성과 여유가 나에게도 조금은 생긴거라 믿고싶다.
이제 곧 그 물병마저 본인들의 필요에 따라 챙길 다른 준비물들과 함께 각자의 손에 들릴 것이다.
어쩌면 이쯤이 내가 꿈꿨던 목표지점이였던 것 같기도하다. 나는 내 생각보다 도착지점이 꼭 필요한 사람이니까.
하지만 아이들이 각자의 몫을 한다해도, 더이상 내 가방에서 자신들의 물건을 찾지 않는다해도 내가 엄마라는 사실은 변함없으니 육아를 하며 ‘목표’같은 단어를 찾는게 또 얼마나 바보같은 일인지 자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