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만트라

by 채수아

만트라는 원래 힌두교와 불교에서 사용하는 용어이고, 소리 내어 주문을 계속 반복하여 중얼거린다는 뜻이다. 나는 불교 힌두교 신자도 아니고, 소리 내어 중얼거리는 것도 아니지만, 의도적으로 내가 자주 생각하는 말이기에 '나의 만트라'라고 부른다.


나의 만트라는 "덕분입니다"이다. 살아오면서 '누구 덕분에'라는 말을 많이 사용해 왔다. 어느 날 내 가슴 깊숙하게 들어온 이 말은 내 안에서 자주 꿈틀거리고 있다. 부모님 덕분이고, 시부모님 덕분이고, 남편 덕분이고, 자식 덕분이고, 형제 덕분이고, 친구 덕분이고, 선배 덕분이고, 후배 덕분이고, 이웃 덕분이고... 돌아보니 이 세상에 덕분이 아닌 것이 없었다. 내가 도인도 아니고 평범한 사람이니 화를 내지 않고 사는 건 아니지만, 어느새 내가 화를 내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


얼마 전에도 친구 하나로 인해 굉장히 화가 많이 나고 섭섭한 일이 발생했다. 당분간 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 친구가 겪고 있는 현재의 고통이 떠올랐고, 그 친구가 그동안 내게 주었던 많은 사랑들이 조각조각 떠오르며 내 화가 사르르 녹아내리고 있었다. 참으로 신비한 체험이었다. 만트라의 힘이 꽤 크다는 걸 알았다. 감사의 마음이 내 안에 가득 차올랐다. 앞으로 내 인연들을 더 많이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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