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by 채수아

3년 전, 남편은 정년퇴임 후 새로 일하게 된 직장에 잘 적응하고 있었다. 보통 직장인이면 거의 있다는 월요병이, 이제야 생겼다고 말할 정도로 남편은 자기 일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비록 주말부부로 떨어져 살면서 많은 부분이 불편하고 아쉽지만, 일에 대한 열정이 있는 사람임을 알기에 서로 응원하며 그 시기를 지나왔다.


하루는 남편이 내게 말했다. 직원 한 사람이 매우 부정적인 면이 많고 다툼이 잦아 꼬리표가 따라붙어있더니 역시나 함께 일하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특히나 상사와의 갈등을 당연시하고 살아왔던 사람이라 그를 지나온 간부들은 꽤 애를 먹었던 모양이라고 했다.


당신은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아마도 상처가 깊은 사람일 거라고 나는 말해주었고, 남편은 그 직원과 자주 상담을 하면서 몇 달을 지내왔다. 지난주에 그의 안부를 물으니, 일도 열심히 하고 고민 상담을 할 정도가 되었다고 했다. 마음이 놓였고 감사했다.


나 또한 결혼 전에 맡았던 고학년 학생 중, 외모만 봐도 무서운 남자아이가 있어 힘든 적이 있었다. 덩치도 작고 여리여리한 내가 덩치만으로도 그 아이한테 밀렸다. 그 아이는 쏘아보는 눈매여서 수업 시간이면 얼마나 불편했는지 모른다. 어린아이가 어른 스타일의 양복을 입고, 광이 나는 구두를 신고 다녔다. 학급의 모든 아이들보다 그 아이 하나가 나를 더 힘들게 했다. 내가 그 아이를 어떻게 대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 아이는 3월이 가기 전에 내 편이 되었다. 눈빛이 부드러워졌고, 수업 시간에 공부에 집중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 아이처럼은 아니지만 까불까불 내 수업을 방해하는 남자애가 하나 있었는데, 계속 반복해서 나를 힘들게 하니, 쉬는 시간에 그 아이를 밖으로 불러내어 그러지 말라고 좋게 타이르고 있는 것이었다. 그때의 놀라움이란! 감사함이란!


우리 부부는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평생의 동반자이다. 무척이나 감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