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수아 Feb 05. 2024

사별이 뭔지 알아요?

여동생의 시어머니는 나를 볼 때마다 늘 손을 잡아 주셨다. 그분의 말씨는 언제나 따스했다. 그분은 음식을 만들 때면 늘 웃음이 난다고 하셨다.


그분은 종갓집 맏며느리로 들어가 시동생들을 모두 결혼시키고, 명절이면 시동생의 손주들까지 다 모이는 대가족의 안주인 역할을 하셨다.


그분의 김치는 특별히 맛있었다. 나라면, 며느리의 언니에게 세 번이라도 김치를 담가줄 수 있었을까?


나라면, 아버지 병간호로 힘들어하는 '며느리의 친정 엄마'를 위해 김장 김치를 담가 줄 수 있었을까?


그분을 닮고 싶다. 그분처럼 사람을 만나면 꼭 손을 잡아주고 싶다. 그분처럼 따스한 눈빛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싶다.


"사별이 뭔지 알아요? 사별은, 보고 싶어도 못 보는 거예요."


장례식장에서 우리 자리로 오셔서 식사를 하시다가, 끝내는 눈물을 보이셨던 사돈 어르신도 얼마 전 아내 곁으로 떠나셨다.

이전 26화 공포의 받아쓰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