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뷰(2017.2.20 일기)

by 채수아

시어머님의 몸무게가 조금 늘었다. 암 환자에게 몸무게는 중요한 신호라고 하던데, 그래서 점점 줄어 36.5 킬로의 몸무게가 참 무서웠었는데, 정말 감사할 일이다. 적은 양이지만 맛있게 드시고, 잘 웃으시고, 얼굴빛도 좋으신 어머님의 모습을 보며, 암 환자라는 사실을 잠시 잊었던 어제, 우리 부부는 참으로 감사했다.


2주에 한 번 정도 서울에서 내려오는 큰딸이 요즘은 매주 내려와 할머니와 시간을 보낸다. '우리 어머님의 살아가는 이유'라고까지 아주버님이 말씀하실 정도로, 어머님의 우리 큰딸 사랑은 지극하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이라는 말의 뜻을, 난 매번 어머님 눈빛을 통해 확인한다.


어젯밤 어머님은 엘리베이터에서 우리와 헤어질 때 우리 부부와도 인사를 나누었지만, 문이 닫히는 마지막 순간에 오롯이 우리 딸만 바라보셨다. 그리고 "알라뷰"라고 하며 손을 흔드셨다. 우리 딸도 동시에 알라뷰를 외쳤다.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아마도 평소에 전화 통화를 하면서는 자주 하셨던 말씀일 게다.


아버지가 '관'에 들어가시기 직전, 난 처음으로 아버지께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너무 늦었음에 후회했다. 그래서 남아계신 친정엄마께는 자주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다. 처음으로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엄마는 잠시 말씀이 없으셨다. 그리고 이내 "나도 사랑해, 우리 큰딸"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이후 우리 엄마는 자식과 손주들, 조카들과 아버지 제자에게까지 사랑한다고 적극적으로 말씀하시는 분으로 바뀌셨다.


시어머님께 감사하다는 표현은 평소에 자주 했지만, 아직 사랑한다는 말은 글씨로만 고백했다. 그것도 어머님 암 소식을 접한 후였다. 이젠 내가 어머님께도 자주 말로 사랑 고백을 할 때가 온 것 같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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