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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수아 Apr 11. 2024

1년 만의 운전

5년 전 4월, 갑작스러운 발목 골절 사고로 수술을 한 이후 내 활동에 제약이 많았다. 목발 두 개가 하나로 바뀌고, 목발 없는 걸음으로 바뀌어 점점 나아지고 있었지만, 그 이후에도 발목이 불편하고 걸음이 어설펐다. 횡단보도를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차들이 나를 기다려 줄 정도였다.


사고 바로 전 날에 50년 지기 친구들과 수원 광교산에서 모임이 있었다. 나는 중간에 한 친구들 태우고 산을 향했고, 우리 친구들은 봄꽃에 취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왔다. 그 봄꽃이 너무 아름다워 남편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가까운 산행을 하자고 내가 제안했고, 올라갔다가 내려오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다.


펄펄 날아다니던 나의 기질은 좀 더 조신해져야 했다. 학교에서 근무할 때 특활부에서 배드민턴을 가르치던 나였는데, 학생 때는 체력장 특급이었던 나였는데, 현실의 나는 '평지만을 조심조심 걸어야 하는 중년의 한 여성'일 뿐이었다.


왼발목이라 운전이 가능한대도 난 운전을 하지 못했다. 아마도 어떤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일 년이 지난 후 큰 용기를 냈다. 내게 따뜻한 조언을 척척 할 수 있는, 내 삶의 '참 좋은 친구'를 만나러 나가며, 나는 자동차 키를 오랜만에 손에 쥐었다.


20년 이상의 운전 경력이 있던 사람인지라 매일 운전을 해오던 사람처럼 편하게 운전을 했다. 감사했다. 내 용기에 친구가 박수를 쳐주었다. 그날은 내가 나를 많이 칭찬해 준 특별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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