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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수아 Jul 05. 2024

마지막 밤 당번

어머님 돌아가시기 이틀 전 토요일, 우리 부부와 아들은 어머님과 함께 밤을 하얗게 지새웠다. 토요일 오후 5시부터 다음날 5시까지는 집에 다녀오시는 간병인을 위해 삼 남매가 시간을 분담하여 계속해오던 당번 일이었다. 그때도 아주버님이 당번 시간을 정해주셨고, 우리는 토요일 5시부터 11시까지의 시간을 맡기로 되어있었다. 토요일 새벽 간병인의 급한 전화를 받고 아주버님과 형님, 우리 부부는 일찍 병원을 찾았다. 어머님 호흡이 불규칙해진 위험 신호가 있어서였다. 형님은 오전 10시에 간병인을 미리 보냈다. 넷이 함께 있다가 시누님이 오셨고, 나는 용기를 내어 시누님 대신 밤 당번을 우리가 맡겠다고 말했다. 이혼하여 혼자 살고 계시는 시누님이 혼자 밤을 지키는 게 안쓰럽기도 했고,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밤 당번을 어머님과 함께하고 싶었던 마음도 컸다.



오후 5시부터 시누님이 어머님을 지키셨고, 우리 부부는 집에 돌아왔다가 밤 10시에 어머님 병실에 도착했다. 시누님을 배웅하러 엘리베이터로 가는데, 형님 부부가 의사 선생님을 만나서 들었다는 '오늘 밤이 고비이고 길어야 3~4일'이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 시누님을 보내고 우리 부부와 아들은 어머님과 함께 힘겨운 호흡을 같이 했다.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는 기계에 빨간 불이 들어오면 어머님은 30~40초 정도 숨을 쉬지 않고 계신 상태였다. 우리 셋은 어머님이 숨을 들이마실 수 있도록 큰 소리를 내며 어머님과 호흡을 같이 해 나갔다. 어머님의 혈압이 60/40에서 80/40으로, 몇 시간이 지나자 90/40으로 바뀌었다. 어머님은 힘겹게 호흡을 이어나가셨다. 우리가 평소에 쉽게 들이마시는 숨이 어머니에게는 그렇게도 힘든 일이었다.  


​어머니와 함께 숨을 들이마시고 내시기를 반복하다 보니 날이 하얗게 밝아오고 있었다. 새벽 5시가 넘자 정신이 몽롱해졌다.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어머님을 부르며, 힘내시라고 말씀드리며 우리가 함께 있음을 계속 알려드렸다. 아침 8시에 형님 부부가 도착했다  집으로 돌아와 우리 세 사람은 깊은 잠에 빠졌고, 몸살이 심하게 난 나는 병원에 가서 링거주사를 맞고 다시 몸을 회복했다  사랑하는 어머님을 계속 지켜야 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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