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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수아 Sep 30. 2024

예지몽

가슴을 다쳐 어머님 병실에 한 달 이상 못 간 적이 있었다. 타박상으로 2주 정도면 나을 거라고 했지만, 계속 통증이 지속되자 의사 선생님은 다시 사진을 찍으라 하셨고, 가슴에 실금이 있는 것 같다고 하셨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아팠고, 기침이라도 할 때면 손으로 가슴을 꾹 누르고 있어야 통증이 좀 덜했다.  일상이 불편하고 괴로웠다. 죽음이 가까워지는 어머님을 매일 뵙고 살다가 가지 못하고 있으니 답답함과 죄책감이 점점 커져만 갔다.  


가슴 통증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을 때 꿈을 꾸었다.  어머님이 노란 치마 정장을 입으시고 아주 밝은 얼굴로 소풍을 가신다고 했다. 그 모습을 우리 부부가 보고 있었고, 내가 어머님께 노란 모자를 씌워드리며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를 드렸다. 꿈에서 깨고 나니, 어머님이 우리 곁을 떠나실 때가 머지않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몸이 다 회복이 되지 않았지만, 핼쑥한 얼굴로 어머니를 뵈러 갔다. 어머니는 나를 보자마자 반기시며 "야~~야~~"를 반복하셨다. 그건 어머님이 평소에 내게 하시던 장난스러운 말투셨다.  어머님을 뵙자마자 나는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하고, 계속 손만 잡아드렸다. 그리고 그날 내가 다녀온 후, 어머님 상태는 매우 악화되어 식사를 전혀 못하실 정도가 되었다고 간병 여사님께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남편과 함께 어머님께 갔다.  어머니를 보자마자 나는 손을 잡아드렸고, 어머니는 마치 엄마를 만난 아기처럼 흐느껴 우셨다. 그 순간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 ㅠ ㅠ  그렇게도 강인하고 억척스러웠던 우리 어머님이 아니셨던가!


어머님은 한 달 후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고운 천사의 얼굴로 떠나셨다. 내가 본, 노란 옷을 입고 밝게 웃으시던 그 모습으로 지금 하늘나라에서 환히 웃고 계시리라 나는 믿고 있다.


"어머니, 보고 싶어요.. 에미야~~ 그 소리 한 번 듣고 싶어요. 너 이거 먹어볼래? 너 이거 가질래? 하시던 그 목소리도 듣고 싶어요"



● 사진 :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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