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Me] 무례한 세상에서 끝내 무례해지지 않으려는

by 오륜록


사업의 장점은,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는 점이다


과거, 큰 기업의 직원으로 일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의 세상은 아주 작았다.
하루에 마주치는 열 명 남짓한 사람들과의 관계가 전부처럼 느껴졌고,
그 울타리 안에서는 세상이 만만해 보이기도 했다.


생각보다 별거 없다는 착각.
그 안에서는 가능했다.


하지만 큰 조직의 울타리를 벗어나
세상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나면 우리는 알게 된다.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험난하다는 것을.


인테리어는 서비스업이다.
그러나 서비스업 중에서도
가장 큰 비용 지출을 감수해야 하는 서비스업이다.


동시에 컨설팅업이기도 하다.


이 일에는 참 많은 능력이 요구된다.

고객이 우리 회사와 함께 일하도록 설득하는 영업력,
불안을 덜어내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수많은 변수 속에서도 과정을 끌고 가는 멀티태스킹,

아름다움을 공간으로 구현하고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미적 감각,

그리고 고객의 감정을 다루는
어쩌면 반쯤은 심리 상담에 가까운 태도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많은 능력을 갖추어도
끝내 해결하지 못하는 지점이 하나 있다.


바로, 무례함이다.

누군가의 무례함에 의해 흔들린 마음은
논리로도, 기술로도 회복되지 않는다.


삶의 의미가 갑자기 아득해지고,
사람이 이유 없이 싫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우울이 스며드는 순간이기도 하다.


전화 상담을 오래 하시는 분들의
유난히 친절한 말투를 들을 때면
‘아, 이게 감정노동이구나’ 하고
스스로가 조금 싫어질 때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다행이라 생각한다.
인생을 살며 이런 과정을 전혀 모르고,
무례함을 아무렇지 않게 흘리고 다니는 사람이

내가 아니라는 사실이.

우리는 모두 각자의 경험을 안고 살아간다.

그리고 그 경험의 평균값이
그 사람의 인품과 태도가 된다.


타인의 무례함이 나에게 전달되더라도
그 무례함이 다시
또 다른 누군가에게 흘러가지 않도록

스스로를 관리하는 것.


그게 어쩌면
삶을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기술이 아닐까.


세상의 무례함과 매일같이 맞서고 있으면서도
끝내 무례해지지 않으려 애쓰는 사람들.


오늘은, 그런 사람들이
유난히 존경스럽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