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Me] 고통을 견디는 법

by 오륜록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때문에 잠들지 못하는 밤이 종종 있다.




어젯밤이 바로 그런 하루였다.


생각은 멈추지 않았고,
몸은 쉬고 싶어 했고,
마음은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고통을 흘려보내지 말고, 기록으로 남겨보자.


브런치에 일기를 쓰듯
이 순간을 어떻게 견뎌내고 있는지를 적어보면
지금의 고통이 나를 삼키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신기하게도 글을 쓰는 동안
마음은 조금씩 평온해졌고,
이 방식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견디는 데
꽤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고통의 순간을 마주할 때
실제로 도움이 되었던 몇 가지 방법을 정리해보려 한다.




육체를 건강하게 힘들게 하기


첫 번째는 육체를 힘들게 하는 방법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확실한 건 운동이다.


체력을 기르기 위한 운동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의 정신적 고통을 잊기 위한 운동.


시간이 유독 더디게 흐를 때,
머릿속 생각이 통제되지 않을 때
몸을 먼저 움직이는 건 생각보다 큰 힘이 된다.


물론 우울이 찾아온 순간에
헬스장을 향하거나 러닝화를 꺼내는 건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생각해본다.
이 극심한 고통을 멋지게 이겨낸 뒤에 찾아올 행운을.


지금의 이 순간이
미래의 어떤 장면을 만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만으로도
몸을 일으킬 작은 이유는 충분해진다.




삶과 죽음을 함께 떠올려보기


또 하나의 방법은
삶과 죽음, 그리고 삶의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다.


허무하게 삶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떠올리다 보면
지금 내가 붙잡고 있는 고민이
의외로 작고 가벼워 보이는 순간이 찾아온다.


두려움보다는
“별거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세상의 큰 흐름과 방향을 바라보게 된다.


그렇게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다시 문제를 바라보면
비로소 진짜 해결해야 할 고민이 보이기 시작한다.


너무 불안하고,
너무 긴장한 상태에서 문제를 마주하는 건
우울의 크기만 키울 뿐이라는 걸
나는 여러 번의 경험으로 배웠다.




아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마음


내가 발견한 또 하나의 치트키는
의외로 아주 개인적인 곳에서 나왔다.


‘이 고통을 견디는 법을 아들에게 설명해주고 싶다’는 생각.


나조차 이렇게 힘든데,
세상을 처음 살아가는 아들의 입장에서
작은 고통은 얼마나 크게 느껴질까.


누구도 나에게 알려주지 않았던
고통을 이겨내는 법을
아빠가 아들에게 가이드해줄 수 있다면,
이보다 보람 있는 일이 있을까.


그 생각을 하자
지금의 고통이
그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내 삶의 힘든 순간이
미래의 찬란한 순간을 넘어
언젠가 아들의 힘든 순간에
작은 힘이 될 수 있다면.


그래서 나는
오늘의 이 고통을 더 단단하게 견뎌내기로 했다.


아들이 힘든 순간에
아빠를 떠올리며 버틸 수 있도록.




잊지 말자


세상은 환희로만 가득 차 있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힘든 순간을 이겨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


지금의 나는
그저 또 하나의 고통 앞에 서 있을 뿐이다.


겁먹기보다 직시하고,
도망치기보다 현명하게 이겨내자.


마음을 잘 관리하고,
평온을 유지하며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자.


이 밤도,
이 고통도
언젠가는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재료가 될 테니까.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