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왜 여기에 있지?" 싶은데, 멋있다. 예쁘다. 신경 쓰인다.
우리는 때때로 설명되지 않는 것에 끌린다.
왜인지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자꾸 눈에 밟히는 장면,
시선을 잡고 놓지 않는 공간의 한 포인트.
그건 단지 예쁘다거나 고급스럽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설명할 수 없는데 멋있다’는 감정,
그게 바로 궁금증이 매력으로 설계된 순간이다.
보통 ‘궁금증을 유도하는 디자인’이라 하면
낯설거나 어긋난 요소를 떠올린다.
하지만 그게 단지 어색하면 불편함이 되고 만다.
우리가 원하는 건 ‘묘한 여운이 남는 어긋남’이다.
시선이 멈추는 벽에 갑자기 등장한 깊이 있는 선반
공간과 어울리지 않는 듯한 예술 작품이 조용히 걸린 벽면
너무 좁거나 낮아 보이는 복도에 걸린 단 하나의 펜던트 조명
“왜?”라는 질문이 떠오르는데,
그 물음이 곧 ‘끌림’으로 전환된다.
너무 완벽한 공간은 때때로 감정을 밀어낸다.
‘보기엔 좋은데, 기억엔 남지 않는’ 공간이 많다.
기억에 남는 건 언제나 '이야기'가 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모든 걸 말해버리는 완벽함이 아니라,
살짝 비어 있는 자리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디자이너는 의도적으로
“이게 왜 여기에 있지?”라는 작은 물음표를 설계한다.
그 물음표가 사람을 붙잡고, 상상하게 만들며,
때로는 그 사람의 이야기와 공간이 연결되는 계기가 된다.
심심한 공간도
거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더 매력적으로 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물음표까지가 필요하다.
궁금증이 있어야, 이야기가 들어갈 자리가 생긴다.
그 자리가 바로, 감정의 틈이자 상상의 입구다.
정중앙이 아닌 ‘비껴진 배치’는 오히려 긴장감을 만든다.
예:
벽에서 살짝 떨어진 위치의 오브제
수직이 아닌 대각선으로 배열된 조명
창문 옆 작은 틈에 놓인 미니 체어 하나
→ 시선이 맺히고, 그 자리에서 질문이 시작된다.
예상되는 질감이 아니라, 반전이 있는 물성의 전환
예:
차가운 콘크리트 벽에 나무 조각의 따뜻함
대리석 벽 사이 틈에서 튀어나오는 짙은 천 재질
천장 몰딩에 유광이 아닌 무광 페인트
→ 감정은 불일치에서 깨어난다.
시각적 완결보다 정서적 여백이 많은 오브제가 더 오래 남는다.
예:
한자리가 비워져 있는 액자 구성
벽에 무심히 걸린 손글씨 메모
아이의 그림과 하이엔드 오브제가 공존하는 진열장
→ 매력은 설명을 거부하는 오브제에서 피어난다.
평범한 복도 끝,
계단 중간,
창문 너머 시선이 이어지는 작은 프레임까지.
→ 사용자가 의도치 않게 ‘멈추는’ 지점에 감정이 맺힌다.
그 순간, 공간은 단순한 구조에서 시간을 가진 장면이 된다.
이 공간에서 일부러 설명하지 않은 지점은 어디인가?
그 낯설음이 ‘미완성’이 아닌 ‘의도된 개성’처럼 느껴지는가?
사람들이 이 지점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을까? 이야기를 꺼내고 싶을까?
궁금증이 매력이 되려면
그 어긋남이 감정적으로 ‘안전’해야 한다.
불편하지 않으면서 낯설고,
익숙하지 않지만 이해하고 싶게 설계되어야 한다.
매력적인 공간은
모든 걸 말해주는 공간이 아니라,
말하고 싶어지는 공간이다.
그 중심에는 늘
“왜 여기에 이게 있지?”라는
작은 질문이 놓여 있다.
그리고 그 질문은,
당신이 이 공간을 더 오래 사랑하게 만든다.
궁금증은 공간에 들어갈 당신의 이야기를 위한 빈자리입니다
[닷 기획 : 집의 포토존을 설계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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