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 궁금증을 설계하다

"이게 왜 여기에 있지?" 싶은데, 멋있다. 예쁘다. 신경 쓰인다.

by 오륜록

우리는 때때로 설명되지 않는 것에 끌린다.
왜인지 정확히 말할 수 없지만 자꾸 눈에 밟히는 장면,
시선을 잡고 놓지 않는 공간의 한 포인트.

그건 단지 예쁘다거나 고급스럽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설명할 수 없는데 멋있다’는 감정,
그게 바로 궁금증이 매력으로 설계된 순간이다.





매력적인 궁금증은 ‘이질감’이 아니라 ‘의도된 여백’이다


보통 ‘궁금증을 유도하는 디자인’이라 하면
낯설거나 어긋난 요소를 떠올린다.
하지만 그게 단지 어색하면 불편함이 되고 만다.
우리가 원하는 건 ‘묘한 여운이 남는 어긋남’이다.


시선이 멈추는 벽에 갑자기 등장한 깊이 있는 선반

공간과 어울리지 않는 듯한 예술 작품이 조용히 걸린 벽면

너무 좁거나 낮아 보이는 복도에 걸린 단 하나의 펜던트 조명


“왜?”라는 질문이 떠오르는데,
그 물음이 곧 ‘끌림’으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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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매력적인 궁금증이 중요한가?


너무 완벽한 공간은 때때로 감정을 밀어낸다.
‘보기엔 좋은데, 기억엔 남지 않는’ 공간이 많다.
기억에 남는 건 언제나 '이야기'가 있는 공간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모든 걸 말해버리는 완벽함이 아니라,
살짝 비어 있는 자리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디자이너는 의도적으로
“이게 왜 여기에 있지?”라는 작은 물음표를 설계한다.
그 물음표가 사람을 붙잡고, 상상하게 만들며,
때로는 그 사람의 이야기와 공간이 연결되는 계기가 된다.


심심한 공간도
거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더 매력적으로 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물음표까지가 필요하다.
궁금증이 있어야, 이야기가 들어갈 자리가 생긴다.

그 자리가 바로, 감정의 틈이자 상상의 입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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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 궁금증을 만드는 4가지 설계 전략


1. 시선을 틀어놓는 포인트 하나

정중앙이 아닌 ‘비껴진 배치’는 오히려 긴장감을 만든다.
예:

벽에서 살짝 떨어진 위치의 오브제

수직이 아닌 대각선으로 배열된 조명

창문 옆 작은 틈에 놓인 미니 체어 하나

시선이 맺히고, 그 자리에서 질문이 시작된다.


2. 기대하지 못한 재료의 등장

예상되는 질감이 아니라, 반전이 있는 물성의 전환
예:

차가운 콘크리트 벽에 나무 조각의 따뜻함

대리석 벽 사이 틈에서 튀어나오는 짙은 천 재질

천장 몰딩에 유광이 아닌 무광 페인트

감정은 불일치에서 깨어난다.


3. ‘이건 뭐지?’ 싶은 이야기성 오브제

시각적 완결보다 정서적 여백이 많은 오브제가 더 오래 남는다.
예:

한자리가 비워져 있는 액자 구성

벽에 무심히 걸린 손글씨 메모

아이의 그림과 하이엔드 오브제가 공존하는 진열장

매력은 설명을 거부하는 오브제에서 피어난다.


4. 서사가 느껴지는 동선 설계

평범한 복도 끝,
계단 중간,
창문 너머 시선이 이어지는 작은 프레임까지.

사용자가 의도치 않게 ‘멈추는’ 지점에 감정이 맺힌다.

그 순간, 공간은 단순한 구조에서 시간을 가진 장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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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 궁금증을 기획하기 위한 3가지 질문


이 공간에서 일부러 설명하지 않은 지점은 어디인가?

그 낯설음이 ‘미완성’이 아닌 ‘의도된 개성’처럼 느껴지는가?

사람들이 이 지점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을까? 이야기를 꺼내고 싶을까?


궁금증이 매력이 되려면
그 어긋남이 감정적으로 ‘안전’해야 한다.
불편하지 않으면서 낯설고,
익숙하지 않지만 이해하고 싶게 설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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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강력한 감정은, 설명되지 않는 설계에서 나온다


매력적인 공간
모든 걸 말해주는 공간이 아니라,
말하고 싶어지는 공간이다.


그 중심에는 늘
“왜 여기에 이게 있지?”라는
작은 질문이 놓여 있다.


그리고 그 질문은,

당신이 이 공간을 더 오래 사랑하게 만든다.



궁금증은 공간에 들어갈 당신의 이야기를 위한 빈자리입니다





4 74.JPG 왜 여기에 이게 있지?”라는작은 질문 (출처 : 릴스퀘어)

[닷 기획 : 집의 포토존을 설계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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