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는 자연을 닮고 싶어한다

재료가 담고 싶은 감정, 그 시작은 언제나 자연이었다

by 오륜록


“페인트 하나에도 하늘의 결을 닮고 싶었다.”



“돌을 흉내 낸 타일, 나무를 베낀 필름.
그들은 결국 자연을 벤치마킹한 ‘또 다른 자연’이다.”



공간을 설계하며 우리는 늘 무언가를 닮고 싶어하는 재료와 마주한다.


그리고 그 닮고 싶은 것들의 원형은
늘, 자연이다.







모든 소재의 시작은 ‘자연’이다


페인트는 돌의 거친 질감을 흉내 낸다.
필름은 원목의 따뜻한 결을 따라 만든다.
도배는 하늘처럼 고요한 면을 만들고,
타일은 바람이 깎은 돌처럼 울퉁불퉁하게 가공된다.


인간이 만든 모든 소재는
자연을 향해 손을 뻗는다.


왜 그럴까?
왜 인간은 이토록 자연을 닮고 싶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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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간은 이토록 자연을 닮고 싶어할까?







자연은 ‘우리가 설계하지 않은 아름다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연 앞에서
설계자이기를 내려놓는다.
비대칭, 불규칙, 변덕, 예측 불가, 부조화…
우리가 디자인에서 지양하는 요소들이
자연에서는 그대로 ‘아름다움’이 된다.


완벽하지 않기에 편안하고,


불규칙하기에 살아있으며,


날마다 다르기에 질리지 않는다.


자연은 단 한 번도 같은 날씨를 제공한 적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그 모든 ‘다름’을 닮고 싶은 것이다.







우리는 진짜를 모방하다가, 결국 진화를 만든다


가공된 재료는 ‘진짜 자연’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더 유지관리하기 좋고, 가볍고, 정교하고, 의도적인 자연이다.


예를 들어:


석재 페인트는 대리석보다 가볍고 자유롭다.


나무 필름은 원목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뒤틀리지 않는다.


콘크리트 질감 타일은 실제 콘크리트보다 따뜻하고 다루기 쉽다.


결국 인간은,
자연을 닮으려 하다가
자연을 ‘뛰어넘는 감각’을 만들게 된다.


모방에서 해석으로,
해석에서 창조로.
소재는 그렇게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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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인간은, 자연을 닮으려 하다가자연을 ‘뛰어넘는 감각’을 만들게 된다








감정을 머무르게 하는 재료는 결국, ‘자연스러움’을 닮는다



우리는 설레고 싶다.

그러나 항상 설레기만 하면,
심장마비가 올지도 모른다.


공간은 결국,


‘어떤 감정을 오래 머물게 하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긴장감이 필요한 공간이라면
반사율이 높은 금속과 날카로운 석재가 어울릴 것이다.


편안함이 필요한 공간이라면
나무결과 무광 벽면, 포근한 패브릭이 어울릴 것이다.


시선이 멈추기를 원하는 공간에는
흙처럼 부드러운 표면이나 조약돌 같은 면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자연은
우리가 원하는 감정을 이미 알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소재의 성질은
그 감정을 닮아간다.







소재는 선택이 아니라, ‘삶의 감정’을 고르는 일


디자인은 모양이 아니다.
디자인은 감정이다.
그리고 그 감정은 재료를 통해 전달된다.


어느 면에 손이 먼저 가는가?


어떤 바닥에 발을 더 오래 두고 싶은가?


어떤 천장을 볼 때 마음이 편해지는가?


그 대답은 언제나 ‘소재’에 있다.
그리고 그 소재는 자연에서 온 감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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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모양이 아니다. 디자인은 감정이다. (출처 : 릴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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