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_ 살아 있는 따뜻한 거짓말

우리는 왜 나무에 끌릴까?

by 오륜록




나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나무가 많은 공간에서는
마음이 편안해지고,
조금은 사람다워진다.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나무가 살아 있는 것임을 안다.
그리고 그 생명이 뿜어내는 따뜻함에 마음을 놓는다.






나무는 본능이다


나무는 불을 피웠고,

집을 지었고,

식탁을 만들었고,

책을 받쳤고,

아이를 태우는 그네가 되었다.


나무는 인간의 삶과 가장 오랫동안,
가장 가깝게 공존해온 재료다.

그렇기에 나무결 하나에도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감정을 느낀다.
“안정감, 따뜻함, 사람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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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본능이다






진짜 나무 vs 나무를 닮은 것들


그러나 요즘,
진짜 나무를 쓰는 공간은 많지 않다.


습기에 약하고,

뒤틀리고,

오염에 민감하고,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대체재를 찾기 시작했다.


집성목

진짜 나무를 모아 만든 재료. 결은 살아 있으나, 자연스럽지 않을 수도.


MDF + 필름

인조 나무 무늬를 입힌 구조. 가성비와 가공성은 뛰어나지만 진짜처럼 보이려면 정교해야 한다.


무늬목

얇게 저민 진짜 나무를 다른 재료 위에 입힌 방식. ‘가짜 같은 진짜’의 대표.


데코시트 / PET

자연을 모사한 프린팅 재질. 종류와 퀄리티가 천차만별.






살아 있는 따뜻한 거짓말


이쯤 되면 질문이 생긴다.
우리는 진짜 나무를 원하는가?
아니면 진짜처럼 보이는 나무를 원하는가?


사실 대부분의 공간은
‘진짜처럼 보이는 것’에 만족한다.
그리고 그걸 가능하게 한 기술이
오늘날 디자인의 폭을 넓혔다.

거짓말이지만, 따뜻한 거짓말.


가짜지만, 감정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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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지만, 감정은 진짜.








나무의 색은, 기분이다


우드톤은 하나가 아니다.


밝은 나무는 부드럽고 따뜻하게 느껴지고,

중간 톤은 안정되고 조화롭다.

짙은 나무는 무게감 있고 클래식하다.


나무의 색은 조명과 함께
하루의 기분을 결정짓는다.
아침엔 맑고,
밤에는 포근하다.







나무를 잘 고른다는 것 = 감정을 잘 알고 있다는 것


좋은 디자이너는
‘이 공간에 어떤 나무 톤이 맞을까?’
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렇게 묻는다.


“이 공간에서 사람이 어떤 기분을 느끼길 원하나요?”


그 감정을 정하고 나면,
어떤 나무가 필요한지
거의 자연스럽게 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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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에서 사람이 어떤 기분을 느끼길 원하나요?






나무는 결국 감정의 언어다.
그리고 우리가 그 언어를 빌려 쓰는 동안,
공간은 조금 더 사람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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