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도 일상이 된다

2019.12.6의 기록

by 수현

여행도 일상이 된다.

매일매일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서 탈피할 수 있는 공간이 여행이지만, 여행이 일상인 사람에게는 또 다른 쉼터가 필요하다.

적당한 쉼과 생각할 수 있는 여백을 찾아왔던 교환 생활도 어느 순간 의무감을 따라 움직이게 됐다.


교환 생활이 시작되고부터 계속 시작된 주말여행은 가고 싶은 곳이 확실치 않아도 매주 어디로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했다.

주말에 어디를 갔다 오고, 인스타그램에 어땠는지 사진과 소감을 올리지 않으면 교환 생활을 제대로 한 것 같지 않다는 스스로에 대한 검열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냥, 단순히, 친구들과 나는 비행기부터 끊었다.

숙소는 그다음. 갈 곳은 전날 또는 가기 직전에 즉흥적으로 스케줄을 짰다.

물론 처음에는 그조차도 한국에서 누리기 어려운 여행 스타일이라, 젊은 이 시기에 누리지 않으면 쉽지 않은 여정인지라 좋았다. 여행이 일상이 되는 순간에는 또 다른 권태감으로 다가왔다.


여행을 가도, 여행지 속에 무엇을 보아도 전만큼의 감흥은 떨어지고, 내 발만 움직이는 느낌.

그리고 그 느낌의 연속.


여행이 일상이 되는 순간.

지금껏 어디를 가야만 쉴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쉼은 자신만의 페이스로, 자신만의 안식처로 들어가 쉬는 것이었다.


그래서 여행이 일상으로 느껴진다면,

당장 멈춰야 한다.

어쩌면 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려야 한다.

내 방 안에서 따뜻한 카페라테와 쿠기를 먹으며 영화 한 편 보는 것이 여행일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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