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출산, 육아를 하면서

런던에서의 육아

by Sun

어느덧 아이는 태어난 지 335일!


임신을 한 순간부터 지금까지는 겪어보지 않으면 공감하기 어려운 순간들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아직까지 영화나 드라마에서 출산을 장면을 보여주면 사실 잘 못 보겠어서 채널을 돌리거나 그 장면을 애써 외면한다. 단순히 나의 출산이 떠오르는 것도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아무튼 그렇게 좋은 추억은 아니다. 고통은 잊어버렸지만, 그 순간을 보낸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는 게 아직은 -


지금까지의 육아를 하면서 깨달을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 하나는 다른 부모나 엄마를 내 멋대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거다. 다들 나름대로, 사정대로 아이를 키우고 있을 테고, 겉보기에는 아닐 수 있지만, 다들 정말 고군분투해서 애들을 키우고 있을 걸 알기에 그 어떤 부모도 내 기준에서 판단해 옳다 그르다 하지 않는다. 아마 내가 육아를 하기 전에는 '왜 애들을 저렇게 하게 남겨둬' 같은 생각을 했다면 지금은 아예 그 어떤 코멘트도 하지 않는다. 당연히 정말 아이들에게 몹쓸 짓을 하는 사람들은 천벌을 받고 세상에 없어져야 한다고도 생각을 하면서 좀 극단적이 될 때도 있지만, 아무튼 세상을 보는 시선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다른 하나는 뭐든 지 할 수 있어야 하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이다. 이 마음도 시간이 지나면 없어질까 싶은데, 조금 다른 의미의 무엇이든 할 수 있다의 의미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자주 미뤄오고 나중에 시간 되면 해봐야지, 할 수 있을까 용기가 나지 않았던 일들을 요즘은 할 수 있다는 마음이 먼저 든다. 그래도 고민하는 시간은 여전히 길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책임져야 하는 아이가 있다 보니 못해본 것들, 안 해본 것들을 하나둘씩 천천히 해보고 있다. 나의 평소 습관을 이렇게 바꿔주다니 '육아'란 -


지금까지 살아왔던 방식을 바꿔야 했어서 힘든 시간들도 있었다. 갑자기 항상 걷던 런던의 길들도, 지하철도 괜히 수상한 사람이 보이면 걱정이 앞섰고, '보호'라는 생각이 먼저 들면서 불안감이 커지기도 했다. 예전이었으면 신경 쓰지 않았던걸 들을 나도 모르게 신경 쓰고 있다 보니 '나는 누구 여긴 어디' 같은 모먼트들이 자주 찾아왔다.


아직 해결해 가는 중이다. 외국에서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들을 정리해 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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