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출산을 걱정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육아 4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아직 서툴고 모르겠는 것 투성이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익숙해진 하루하루에 앞으로 어떻게 지내야 할지도 생각할 수 있는 여유? 가 생겼다.
육아를 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건 무엇보다도 체력이다. 어떤 날은 아기를 먹이고 재우고 하는 반복적인 일을 하는 와중에도 밀린 일들까지 한 번에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가도 어떤 날은 정말 기저귀하나 갈아주는 것도 힘이 들어 마냥 누워만 있고 싶다. 그럴 때면 마음과 달리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괜히 죄책감과 더불어 오로지 피곤하다는 생각만 하게 된다.
육아는 정말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아무리 임신 중에 이것저것 배우고 준비하고, 주변의 얘기도 들어가면서 준비해보려고 하지만 실제로 경험하는 것과는 차이가 많다. 가끔 말로 다 설명하는 게 어렵기도 하고 개인차도 많고 하다 보니 공감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임신 중 가장 많이 들었던 조언 중에 하나는 '많이 자!' 되도록이면 지금 많이 자라는 건데, 그때는 그게 가능한 건가 싶은 생각도 들고, 잠은 못 잘 각오를 했어라고 했지만 막상 몇 달이나 잠을 설치고 있다 보니 왜 '잠'에 집착하듯이 얘기했는지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그래도 무엇보다도 요즘 드는 생각은 육아도 육아지만 육아가 평생가지 않는다는 거다. 정말 이렇게 살 수 있을까 싶었던 신생아 시기에 남편과 교대로 아기를 보면서 지냈던 시간은 평생 같았지만 몇 주가 지나 아기는 자라 또 새로운 습관에 우리는 이것저것 시도를 해보면서 맞춰 간다. 그래서 아기는 조금씩 커가고 평생 못 잘 것 같은 잠도 이제는 어느 정도 자고, 앞으로의 '나'를 생각하는 순간들이 오면서 평생이라고 하는 건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덕분에 수월하게 느끼는 걸 수도 있지만, '아 이 또한 지나가리라' 무엇보다도 설명하기 어려운 책임감과 행복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지금의 순간을 평생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