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신선한 충격을 주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 4월호는 보살핌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인데, ‘돌봄, 보살핌은 서사’라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 용건만 간단히가 아니라 상대의 긴 서사를 듣겠다는 마음, 의지가 중요하다는 거다. 맥락과 상황이 결여된 통제에 가까운 돌봄이 아니라 관계가 전제되는 돌봄이야말로 인간의 조건에 맞는 윤리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 우리는 돌봄의 대상을 관계의 대상으로 보지 못한다. 돌봄은 어딘가로 향하지 못하고 멈추게 하니까. 여전히 우리는 누구나 돌봄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돌봄을 받거나 돌봄을 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군중은 전면을 향해 달린다. 전면의 반대말은 후면도 측면도 아닌 멈춤이다. 잠시라도 멈춰야 계속 달리는 것의 불가능성을 알아채고 시선이 닿는 그곳을 깊이 보게 될 텐데. 돌봄이라는 인문학이 주는 통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