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by 청연

외국계 회사를 거쳐 공공기관에서 약 15년간 휴직과 복직을 반복하며, 회사생활을 했다. 고군분투하던 어느 날 자신을 돌아보니 내 나이 마흔이 넘어 있었다. 외국계 회사에서 공공기관으로 이직 후, 정형화되고 보수적인 공공기관의 시스템 안에서 창의력을 발휘하고, 성취감을 느끼기가 힘들었다. 회사생활이 그리 즐겁지 않았다. 오랜 꿈이었던 작가에 도전해 보고 싶었지만, 육아와 회사 일과 글쓰기를 병행할 자신은 없었다. 회사를 퇴사 후 후회가 몰려올까 두려웠다. 소속감 없이 지내다가 내 자신을 잃을까봐 두려웠다. 아이들이 다 크고 난 뒤, 공백의 시간과 외로움이 찾아올까 두려웠다. 아주 오랜 시간의 망설임 끝에, 퇴사를 마음 먹을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프리다이빙이었다. 내 곁에 프리다이빙이 있다면 다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 마음이 공허해 질 때면 풀장으로 가자! 그렇게 프리다이빙으로 몸과 마음을 단련하며 글을 써 보자!’

세계적 비즈니스 사상가인 다니엘 핑크는 그의 저서‘후회의 재발견’에서 말하길, 사람들이 하는 후회 중에 가장 많은 후회는‘자신이 한 일’에 대한 후회가 아니라‘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였다고 말했다. 시도했지만 실패했을 때의 경험보다, 시도조차 하지 않은 일을 더 크게 후회한다는 것이다. 그는 후회는 인간의 고도의‘능력’이라고 표현했다. 이 능력 덕분에 우리는 다시 그 후회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자신을 발전시킨다.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시도하기로 했다. 나는 그 길로 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글을 쓰기로 했다. 문예창작과 대학원에 진학하고 프리다이빙을 하며 글을 쓰다가 자연스럽게 다이빙에 관한 글을 쓰게 되었다.

이 글은 나의 인생의 절반 가까운 시간을 넘어서며, 끝이 보이지 않던 인생에 대한 회의가 찾아왔을 때 프리다이빙을 접하게 되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경험에 대한 나름의 인생 철학이 담긴 에세이이다. 프리다이빙은 우리의 인생과 많이 닮았다. 자신의 목표를 정하고, 한계를 깨달으며, 한계에 부딪혔을 때, 때로는 포기하고 돌아 나올 줄 아는 그런 유연한 사람이고 싶다. 프리다이빙을 할 때에는 출수 후 바로 회복 호흡을 하고, 반드시 함께 있는 버디의 눈을 바라보며, '아임, 오케이'라고 손으로 오케이 싸인을 하며 말해야 한다.“나는 괜찮다.”이대로도 충분히“괜찮다.”나는 오늘도 '아임, 오케이'를 되뇌인다.

나와 같이 인생의 중반에 들어서 인생이 허무하게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무언가의 시작을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프리다이빙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쉼표 같은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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