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이민 역사가 길다.
애초에 우리 큰언니로 시작된 이민은 나에게까지 이어져 자연스레 우리 엄마도 외국 사는 자식들이 해외로 가져갈 짐을 싸는데 노하우가 있으신 분이다.
일례로 참기름이나 들기름 매실청 같은 액체류를 포장할 때는 1차로 일회용 비닐로 마개를 덮고 뚜껑을 덮은 후에 노란 고무줄로 칭칭 감으신다.
아무리 꽉 잠가도 마개를 통해 액체류가 새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해 놓으면 수하물 짐가방에 들어가서 험하게 다뤄져도 새는 법이 절대 없다.
두 번째 김치류
일단 지퍼락에 김치를 넣고 반드시 행주로 여러 번 감싼다. 그다음에 다시 비닐로 싼다.
액체류와 마찬가지로 혹시 모를 국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염두해서 행주로 싸놓으면 행주가 국물을 흡수하기 때문에 다른 옷이나 물건에 국물이 묻을 일이 없다.
그리고 엄마는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알고 계셨다.
외국 사는 딸의 필수 구매 품목이 무엇인지.
그중 1순위는 고춧가루와 건어물류다.
우선 고춧가루 같은 경우는 시골에서 직접
농사짓는 친척분이 계셔서 반드시 그분 고춧가루만 공수했다.
해마다 햇고춧가루가 나오면 엄마는 우리 양까지 생각해서 많은 양을 미리 구매해 두셨다.
요즘 중국산이 너무 많고 국산이라고 해 놓고 섞어 파는 곳도 많다고 하는데 외국에 살면서도 이렇게 진짜배기 고춧가루를 먹을 수 있으니 이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을까.
건어물 같은 경우는, 이민 초기에는 어디에도 파는 곳이 없어서 무조건 미국이나 한국에서 공수해야 했지만 지금은 세상이 좋아져서 이곳에서도 구하려면 구할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이 너무너무 비싸다.
물론 한국에서 구매해도 건어물류가 싼 편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 나라의 1/3 값이다.
그래서 한국을 가면 지리멸치, 국멸치, 다시마, 김, 미역은 반드시 사 왔다.
그중에 다시마와 국멸치는 육수를 뽑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했는데 그 귀한 것을 한 번 쓰고 버리기가 아까워서 다시 쓰곤 했다.
그런데 주방에 새로운 역사가 펼쳐졌다.
바로바로 한알육수!!
세상에 이렇게 편리한 것이 있다니
게다가 부피가 작으니 나 같은 해외거주자에게는 이것은 라면보다 더 고마운 ‘발명품’이었다.
물론 그 성분을 꼼꼼히 따져보면 집에서 직접 뽑은 육수보다 질이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난 어차피 모양만 주부인 ‘불량주부’라 질이 좀 떨어져도 ok다.
작년 한국 방문에 한 알 육수를 잔뜩 사 와서 이번 해에는 구매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엄마가 내가 한국에 도착 전부터 다시마를 구매해 놓으셨다.
특대 사이즈로다가.
시댁에 갔더니 어머님도 다시마, 멸치, 김 이런 건어물들을 사놓으셨다.
부모님들이 주신 것들이라 하나도 놓고 올 수 없었다.
짐을 풀고 정리하다 보니 냉동실에 아끼느라 조금씩 밖에 못 먹었던 다시마가 또 있었다.
와!! 나 다시마 부자네?
근데 난 이제 더 이상 육수를 만들 마음이 없는데??
이걸 어떻게 소비할까? 하고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제일 흔한 것이 다시마 쌈과 다시마 부각이었다.
그런데 짐을 쌀 때 부피를 줄이기 위해 다시마를 잘게 다 잘라 놓았다. 거의 ‘쪼사’ 놓은 수준으로.
그래서 쌈은 이미 불가하고, 부각을 만들어볼까 했는데.. 그것도 해 놓으면 나만 먹을 것 같아서 패스
그러다가 김밥을 쌀 일이 있었는데 밥에 다시마 몇 장을 올리면 밥이 더 맛있고 반들반들 해 질 것 같아 몇 장을 넣어서 해 봤다.
우리 식구들은 아무도 다시마를 안 좋아한다.
너구리를 끓이면 다시마는 항상 내 몫이다.
그래서 밥 위에 올렸던 다시마를 걷어서 나 혼자 다 먹었다.
밥을 할 때마다 다시마를 넣었고 매번 나 혼자 다 먹었다.
우연인지 그 이후로 화장실에 가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었다.
다시마의 효능을 찾아보니.. 역시 너였구나!
그 외의 다시마의 효능
;혈액 순환 개선/ 혈당 관리/ 피부 노화방지/ 갑상선 질환 예방/ 독소 배출 /칼슘 보충
등 몸에 이로운 게 한 둘이 아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다시마를 섭취해서 건강한 노후를 맞이해야겠다!!
I LOVE 다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