줬던 떡도 뺏어버리고 싶어

by 창가의 토토


사람들은 모두 자기만의 색을 갖고 있다.


우리 직원들을 보면 떡 하나라도 더 주고 싶은 직원이 있는가 하면 손에 든 떡도 뺏어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직원이 있다.


제일 오래된 직원이 이제 거의 10년이 다 돼 가고 가장 최근에 뽑은 직원은 두 달도 안 됐다.

‘떡잎부터 다르다.’ ‘싹수가 노랗다.’라는 말은 참진리이다.

우리 일이 어느 정도 기술이 필요한 일이라 손에 일이 익을 때까지 무조건 최소 한 달은 기다려줘야 한다.

그 한 달 동안은 우리가 평가하는 부분은 단지 ‘성실함’이다.

한 달 동안 지각, 조퇴, (무단) 결근, 가불을 하는지 보면 대충 답이 나온다.

사람의 습득 능력이란 개개인마다 편차가 있기 때문에 일을 늦게 배우는 것은 해고사유가 되지 않는다.

기술직이라고 해도 단순 반복이라 시간이 지나면 결국 다 할 수 있다. 배우려는 의지가 있냐 없냐의 차이다.

한 예로 예전 어떤 직원은 외국인 노동자라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의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지 못했고, 계약할 당시에는 몰랐지만, 알파벳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일을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그런 자세가 맘에 들어서 계속 함께 하고 싶었지만 ‘아메리칸드림’의 꿈을 품고 미국으로 가버렸다.



10년이 다 된 직원 D는 우리랑 일하기 시작한 초반에 꼭 3-5분 정도를 지각했다.

10분 20분 대놓고 지각도 아니고 아슬아슬하게 지각을 했다.

우리랑 같이 일하려면 지각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몇 번 말했더니, 이제 많이 나아졌다.

아직도 가끔 지각은 하지만, 무단결근, 가불 이런 건 일절 안 한다.

단점은 수다쟁이라는 거

다른 직원이나 오래된 손님하고 끊임없이 말을 한다.

그래도 나름 연차가 있으니 다른 직원들과 차별화를 시켜보려고 완장도 채워줘 봤지만 그놈의 싱거운 농담지거리를 자꾸 해 싸니까 다른 직원들이 D가 뭐를 시키면 무시한다.

너나 잘하세요.’ 이러는 것 같다.

본인은 다른 직원들이 자기 말을 안 듣는다고 불만이 많은데..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꿀꺽 삼킨 나의 속마음은..

음.. 그건 니 탓이에요.

내 생각엔 나름의 카리스마를 장착하기에는 시시껄렁한 농담은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그런 부분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해 봤지만, 직원 D는 말을 못 하면 없던 병도 생길 것 같아 그 부분에선 우리가 포기했다.

그래도 신의가 있다.

일하다 보면 영업비밀이나 거래처 정보를 몰래 빼내려는 사람이 꼬이는데 항상 가장 오래되고 입이 가벼운 D가 타깃이다.

그런데 입이 아무리 가벼워도 그런 정보는 함부로 흘리지 않고 오히려 우리한테 와서 일러준다.

자기에게 그런 접근이 왔었다며

또 이 직원의 장점은 다루기가 쉽다는 거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이 직원에게 칭찬을 마구마구 해주면 하늘의 별도 달도 따 줄 사람이다.

가끔 마음에 안 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10년의 의리가 있으니 그 직원이 사표 내지 않는 한 앞으로도 우리와 쭉 함께할 사람이다.



두 달 된 우리 신참 N

한 달 새에 지각 9번

한 달이라고 해 봐야 주 5일 근무니까 20일이 조금 넘는 근무 기간 중에 9일 지각이면 거의 절반 지각이고, 남편이 그런 일로 한소리 한 다음날 무단결근, 가불까지.

참 다채롭게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어필했는데 남편이 자리를 비우게 되는 일정이라 그냥 한 달 더 써보기로 했다..

근데 잘못 생각했다.

그냥 지난달에 잘랐어야 했었다.

직원 M에 의하면 근무 시간에도 하루 종일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않고 화장실을 하루에 5-6번 가는데 들어가면 기본 10분 있다 나온다고 한다.

아마 거기서 마음 놓고 눈치 안 보면서 핸드폰을 하며 놀고 있나 보다.

꾸려야 할 가정이 있고 아내와 자식이 있는 성인이다.

웬만하면 같이 좀 더 가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교통비가 없다고 가불을 해달라고 할 정도면 일자리에 대한 소중함을 알아야 할 텐데, 도대체 언제 철들 거니!

내 남편도 고쳐서 못 쓰는 판에 너까지 고쳐서 쓸 여유가 없어!

이번 달까지만 일하고 넌 bye bye야!


저런 직원이 들어와서 물을 흐리면 지금 우리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얼마나 A급인지 새삼 느낀다.


한국 음식이라면 무조건 몸에 좋은 거라고 맹신하는 우리 직원들의 복지 차원으로 맥심커피를 무한제공 중인데, 그 직원이 마시는 맥심도 아깝다.


N아! 너 제발 그렇게 살지 마~

삶이란 게 그렇게 만만하지 않아


나는 이번 달까지만 보고 말면 그만이지만, 저 직원의 아내는 도를 닦는 인생을 살아야 할 것이다.

님아.. 얼굴도 한 번 본 적 없지만..

파이팅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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