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저녁
따지고 따지다 보니 내 잘못이 맞는데,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부끄러워서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사실 잘못을 인정하면 내가 얼마나 못난 인간인지 인정하는 것 같아, 더 초라해지기 싫어 끝까지 버틴 것이지만, 이미 아이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길게 지껄였으며, 작은 그릇인지를
내일 아침 아이들을 다시 볼 일이 걱정이다.
남편과 싸우면 마지막은 항상 남편이 미안하다는 말을 해서 지금까지는 내가 다 맞는 줄 알았다.
그런데 사실은 남편이 나를 더 사랑해 줘서 그냥 미안하다는 말로 싸움을 종결했을까?
아이들은 논리적으로 따지며 나를 궁지로 밀어 넣었고, 궁지로 밀리다 보니 내가 논리적이지도 않은데 논리적인 척하고 억지 부리는 모습이 보였다.
성숙한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좋은 엄마이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한 내 모습이 들켜버린 오늘은 참 많이 괴롭고 슬프다.
자존감이 낮을수록 자존심만 세진다고 했던가?
오늘 나의 자존감은 더욱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