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by 박성퓨

이쯤이면 그곳에서 다시 태어난다.


특별한 곳은 아니다.

작은 뒷동산으로 가는 길목에

요즘은 보이지 않는

아카시아 나무가 무성한 자리에

낮은 턱의 콘크리트 벽이

앉기에 알맞은 곳.


볕이 뜨거워 그곳이 반가울 때

금세 송골 맺힌 땀방울이

바람결에 시원할 때

그런 안도감에 불현듯

추억이 눈앞을 흐릴 때


다시 일어나 걸으면 망각할

이 행복함처럼 무심히 이어가던

나는 다시 태어나게 된다.

그렇게 다시 내가 새로워질 시간을

기약하며 아쉬운 걸음을 딛는다.


매거진의 이전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