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만 집어삼킨 쌍쌍바
구부정한 어깨, 어깨를 짚어삼킨 백팩. 어두운 피부, 그 톤과는 어울리지 않아 보 이는 민트색 동그란 안경. 출근하는 시간이 나와 비슷하여 여러 번 복도에서 마주칠 뻔한 적이 있으나 그때만큼은 휴대폰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하며 지나쳐갔다. 웬만한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참견하기 좋아라 하는 나인데,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에 마주친 첫 사람이 꼭 이 사람일 필욘 없잖아?
나의 일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있지만 이 혼자서 하는 일은 결국 많은 사람들과 의견 교환 끝에 나오는 산출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서 내, 부서를 넘어, 팀을 넘어서 자주 의견을 나누는 일, 말이 좋아 의견이지 싸우거나 협박을 하거나 조건을 거는 일이 대부분이다. 가끔은 내가 엔지니어로 입사를 한 건지 하루종일 말을 해야 하는 콜센터로 입사한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여기 하나의 쌍쌍바가 있다. 이것을 어떻게 하면 공평하게 나눌까에 대해 두 부서가 모여서 합의점을 도출하기로 하였다 치자. 여태껏 어떻게 갈랐을 때 치우쳤는지, 온도 습도 힘의 방향 세기 등등을 분석하고 그래서 앞으론 어떻게 할 건지 누가 할 건지 만약 잘못되었을 때 어떻게 하면 될지 등등 목표 달성을 위한 많은 의사 결정의 단계들이 면면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 우리의 구부정한 민트색 안경남 ㅂㅅㅇ님이 나에게 찾아올 때면 혼자서 쌍쌍바를 이미 양쪽으로 잡아 흔히들 한쪽으로 쏠리게 되는 1/3까지 가르고 난 상태로 찾아온다. ‘1/3 남은 쌍쌍바 잘 가르기로 유명하다는 소문 듣고 왔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마지막 1/3 은 안 과장님이 해주십시오.’
그것도 한두 번이야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치자. 물론 양 쪽으로가 아닌 앞뒤로 양쪽을 반대로 움직이면 잘 끊어질 것 도 같다ㅋ. 그런데 갑자기 쌍쌍바가 누가 와도 똑같이 반 나누기 어려운 기술을 탑재해 진화해 왔다고 또 가정을 해 본다면, 그땐 새로운 장인을 만들어낼 때까지 시행착오를 겪어봐야 하는데, ‘아, 제가 잘 모르겠어서 일단 한번 싸악 혀로 핥아 봤습니다. 맛은 똑같고요 강도가 좀 세 진 것 같네요. 저도 안 알아본 건 아닌데, 안 과장님이 해주세요.’
저희 같이 하기로 한 거 맞나요? 반 가르고 나면 누가 다 먹나요. 그리고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제발 자리로 찾아오지 마세요. 메신저 기능이 많이 발달하였습니다. 혀로 내 쌍쌍하 핥았다는 상상까지 하면 정말 쳐다보고 싶지 않으니 제발 찾아오지 마세요, 부탁드립니다.